11개 차로 건너던 성남초등생들, 지하로 안전하게 통학한다
동구청,자성로 지하통학로 추진
교차로 안전사고 우려 해소 기대
부산 자성대교차로 주변 도로 아래로 초등학생을 위한 지하 통학로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버스전용도로를 포함해 많게는 11개 차로를 건너야 학교를 오갈 수 있던 성남초등학교 학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부산 동구청이 지하에서 대안을 찾았다.
동구청은 ‘자성로 하부 통학로 보행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동구 범일동 성남초등과 오션브릿지 아파트 사이 자성로 7~8차로 지하에 통학로를 뚫는 사업이다. 길이 31m, 너비 6m, 높이 2.5m 규모로 터널을 만들 예정이며 국비, 시비, 구비 등 모두 4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1946년 개교한 성남초등은 범일동 305-1에 있으며 학생 448명이 다니고 있다. 부산진시장·남문시장과 새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있는 학교다. 지하 통학로는 아이들과 주민 등이 위험한 도로를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고민한 방안이다. 좌천동, 범일동 일대 초등학생들은 성남초등을 오가려면 자성대교차로에서 총 11개 차로를 건너야 하는 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오션브릿지 아파트 앞에서 2차로를 건너 교통섬으로 이동하고, BRT 전용 2개 차로를 포함해 왕복 8차로를 건너고, 다른 교통섬에서 1차로를 건너야 학교 앞에 도착할 수 있다.
동구청 안전도시국 건설과 관계자는 “차로가 많고 교통섬까지 있어 안전사고 우려가 많은 교차로”라며 “많은 학부모가 학교 문 앞까지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파트가 늘어나 학생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직선으로 만들 지하 통학로에서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를 안전하게 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구청은 지하 통학로 건설을 위해 이달부터 약 5개월간 지하안전평가 용역을 맡긴다. 부산국토관리청과 협의해 터널 설계와 관련한 자료 등을 만들 예정이다. 자성로 지하에 통학로 건설은 공법상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4일에는 범일5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지하 통학로 건설을 주제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사업 진행 계획을 설명한 뒤 여러 의견을 들은 상태다.
지하 통학로는 내년 3월에 기본 실시설계용역을 마치고, 5월에 지하안전평가 협의를 마무리한 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2025년 12월에 완공한 후 터널을 지하 통학로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