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자국 인질 오인 사살… 수도서 수천 명 휴전 시위
군, 교전 중 자국민 3명 사살
"압박 느낀 상황" 해명에도
텔아비브서 휴전 촉구 집회
협상서 새 국면 접어들지 주목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로부터 풀려난 인질 3명이 이스라엘군의 오인사격으로 사살되면서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내에서도 수천 명이 인질 석방 촉구와 함께 시위를 갖는 등 후폭풍이 상당한 모습이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16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스라엘군과 나는 이번 (오인사격 사살)사건에 책임이 있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사건이 향후 전투에서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IDF)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 중 이스라엘군 대원이 이스라엘인 인질 3명을 위협으로 잘못 식별,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할레비 참모총장은 이어 “3명의 인질이 이스라엘군에 자신들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은 폭탄을 갖고 있다는 의심을 사지 않도록 상의를 벗은 채 움직였고, 흰 천을 들었다. 하지만 긴장이 모든 것을 압도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재차 “해당 총격은 교전 중에,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면서 “가자에 억류된 인질 가운데 탈출했거나 하마스가 두고 떠난 경우가 추가로 있을 수도 있고, 우리는 그들을 구조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해명에도 이스라엘 내에서는 군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수천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시위에서는 인질 석방을 위한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했다. 이들은 휴전 없이는 아직 하마스에 억류돼 있는 120명 넘는 인질들이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들이 하마스로부터 탈출했거나 버려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 가운데는 인질 가족과 하마스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이들도 있다. 이들은 인질 3명이 이스라엘군의 오인사격으로 숨진 데 대해 더 이상의 실수는 안 되며, 인질들은 하루하루가 목숨이 위태롭다면서 즉각적인 석방 합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건으로 인질 석방 협상 재개에 대한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새로운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가 전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협상 중재역을 맡아온 카타르의 무함마드 빈 압둘라만 알타니 총리를 만난 데 대한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지만, 자신이 협상팀에 지시를 내렸다는 점은 확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지금 인질을 되찾아오는 것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7일간 휴전 중단 이후 이스라엘과 카타르 당국자가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