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고문 치사 연루자 정의찬 공천” 민주 “대통령 아바타 한동훈에 당권”
여, ‘이재명 사천’ 논란 극대화
야, 한동훈 등판설 화력 집중
연말 정국 교착 상태를 이어가는 여야 정치권이 총선 전 공천 국면을 앞두고 여론 주도권 선점에 불을 붙이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고문치사 사건으로 실형을 받은 당 대표 특별보좌역(특보)에 대한 총선 후보자 적격 판정을 두고 이재명 대표에 공세를 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움직임에 “윤 대통령 아바타”라 꼬집으며 맹공을 퍼부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과거 학생운동 시절 민간인 고문치사 사건으로 실형을 받은 정의찬 특보에 대한 총선 후보자 적격 판정을 번복한 일과 관련, “파렴치한 무자격자 공천 남발을 국민께서 심판해달라”며 맹비난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4일 2차 검증 적격 판정자 95명 명단을 발표했는데, 정 특보가 여기에 포함돼 비판 여론이 커지자 다음 날 재검증을 거쳐 부적격으로 판정을 뒤집었다. 정 특보는 이번 총선에서 전남 해남·완도·진도 출마를 준비해 왔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지난 16일 논평에서 “지난 총선에서 온갖 부도덕한 이들에게 공천장을 뿌려 자격 없는 국회의원들이 입법부를 장악하게 만들어 놓고도 반성은커녕 똑같은 행태를 반복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규정을 잘못 본 업무상 실수’라는 이재명 대표의 해명에 대해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이던 2021년 정 씨를 수원월드컵경기장 관리재단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가 고문치사 사실이 알려져 4개월 만에 사임한 전력이 있는데 이를 몰랐다는 것은 거짓임이 분명하다”고 쏘아붙였다.
정 특보는 1997년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한총련) 산하 광주·전남대학총학생회연합(남총련) 의장이자 조선대 총학생회장이던 당시 전남대에서 발생한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이듬해 1심에서 징역 6년,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후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특별사면·복권됐다.
민주당도 여론전에 불을 붙였다. 여당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유력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이를 꼬집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아예 아바타를 세우려고 한다”고 당과 정부를 직격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아예 아바타를 세워놓고 직접 당무를 보고 공천도 다 알아서 하겠다는 말 아니냐”며 “대통령에게 한마디 항변도 못 하는 한 장관이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급부상한다니 국민의힘의 앞날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의도 정치인은 믿을 수 없어 밀어내고, 제 식구로 모두 채우겠다는 대통령의 불신이 당무 개입의 본질”이라며 “그래서 대통령의 가신으로, 오직 야당 대표 수사에만 골몰하던 한 장관을 여당에 내려보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개각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인사 참사가 총선용 개각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며 “(장관 후보자들의)부적격 사유를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라고 강조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