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연말 인사 ‘전략 파트-재무 분리 개편’에 무게
이번 주 단행 그룹 안팎 관심 쏠려
‘빈대인호’ 향후 3년 가늠자 전망
선행적 전략 수립·실행 핵심 방향
지역 특화산업 연계 신사업 속도
임원 물갈이… 여성 첫 합류 예상
BNK금융그룹이 이번 주 중 임직원 연말 인사를 단행한다. 지난 3월 빈대인 회장 취임 이후 첫 연말 인사이자 ‘빈대인호’ 향후 3년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인사여서 그룹 안팎에서 조직 개편 방향과 인사 규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저금리 기조 속에 수익 감소가 필연적인 만큼 부울경 미래 성장 산업과 연계한 조직 개편, 여성 인사 발탁 등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게 제기된다.
17일 BNK금융그룹에 따르면 그룹은 오는 19일 임원·부장 인사와 22일 책임자급 이하 직원 정기인사를 실시한다. 당초 예년보다 1~2주 빠른 이달 중순까지 인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희망퇴직자 규모 조율, 조직 개편 등의 문제로 인사 일자가 미뤄졌다. 빈 회장은 이번 주 내내 숙고하며 인사 규모, 방향 등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취임 이후 3주 만에 임원 인사를 한 전례에 비춰 빈 회장의 신중한 성격이 인사 절차에도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BNK금융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BNK금융지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재무와 전략 파트를 분리하는 조직 개편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회사의 핵심 역량인 재무, 전략 파트는 그룹 전략기획부문에서 총괄하고 있는데 재무와 전략을 분리해 전략 파트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결과 지향적인 기존 조직 운영에서 벗어나 선행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이 이번 인사의 핵심 메시지가 될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맥락에서 미래성장부부문을 신설해 부울경 대표 금융그룹에 걸맞게 지역별 특화 산업과 연계한 ‘미래 먹거리 찾기’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부산은 디지털·공항, 울산은 에너지·2차전지, 경남은 항공 산업 등 특화 산업에 맞춰 맞춤형 사업 전략을 수립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3월 빈 회장 취임 이후 첫인사에서도 신성장 전략 체제 구축, 디지털 강화 등을 인사 메시지로 강조하며 신성장사업단을 신설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전략기획부문 산하에 있는 신성장사업단을 넘어 별도의 미래성장부문을 만들어 신성장 체제를 구체화, 강화하기 위한 개편으로 해석된다.
임원 인사는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이 많아 대규모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과 예상 밖으로 인사 폭이 작을 것이라는 예상이 엇갈린다. 금융지주는 지난 3월 빈 회장 취임 뒤 임원 9명 가운데 8명이 바뀌며 대폭 물갈이가 진행됐으나 부산은행은 상임감사를 제외한 17명의 임원 가운데 지난 인사에서 6명만 교체됐다. 올해 12월을 기준으로 지주는 3명의 임원이 임기가 만료되고 은행은 11명의 임원이 임기가 만료된다.
은행 임원의 연차를 보면 2년 차 7명, 3년 차 2명, 4년 차 2명이다. 전임 회장 때 임명된 2년 이상 임원들의 자리 수성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성과를 중시하는 빈 회장 특성상 임기를 기준으로 하는 통상적인 ‘산술적’ 인사 대신 성과에 따라 일부 임원에 대해서는 파격적으로 임기를 연장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여성 임원 탄생 여부에도 주목하는데 빈 회장 체제 이후 여성 임원이 배출된 적이 없어 현재 1급 인사 중 승진을 통해 여성 임원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현재 은행 내 1급 직원 중 여성은 7명이다. 부장 이하 직원 인사의 경우 지난 9월 경남은행 횡령 사건 이후 금융감독원 지침에 따라 5년 이상 같은 보직에서 일한 장기근무자(본부 기준)는 필수 인사 대상자여서 직원 간 연쇄 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취임 직후 이뤄진 지난 인사와 달리 이번 연말 인사는 조직을 내부에서 겪으며 파악한 빈대인 회장의 의중이 담긴 실질적인 첫 인사라고 봐야 한다”며 “올해와 달리 내년 저금리 기조 속에 금융권 수익 저하가 필연적인 만큼 빈 회장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