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원장 갈등… 친윤 "삼고초려" 비윤 "북한식 추대냐"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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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비상 의총 찬반 격론
18일 연석회의서 의견 수렴

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이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이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전 대표 사퇴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방향을 튼 국민의힘이 비대위원장 후보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논의가 당내 주류와 비주류 갈등으로 비화하면서 또다시 혼선을 빚는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놓고 당내 주류 의원과 비주류 의원이 대립각을 빚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비롯한 주류 인사들은 ‘한동훈 사령탑’에 긍정적인 입장인 반면, 비윤(비윤석열) 인사들은 한 장관 카드에 부정적이다. 주류 측은 한 장관이 당원과 지지층은 물론, 중도와 부동층 민심까지 견인해 총선을 앞두고 ‘판’을 흔들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부정적인 입장을 낸 의원들은 한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만큼 총선을 앞두고 당의 ‘용산 색채’가 강해질 수 있고, 정치적 경험이 전무하다는 이유를 들어 반기를 들고 있다.

의원들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찬반 의견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친윤계에서 ‘한 장관 카드’ 포문을 연 건 재선 김성원 의원과 초선 비례대표 지성호 의원이었다. 이들은 “위기를 뚫고 당을 총선 승리로 이끌 사람은 한 장관”이라며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위원인 재선 김석기 의원도 “한 장관을 삼고초려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윤계에선 ‘윤 대통령 아바타’, ‘김주애’(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등을 언급하며 한 장관 카드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대통령의 측근인 만큼 당의 수직적 관계가 강조돼 총선에 불리하다는 이유에서다. 비윤계 초선 김웅 의원은 “당 지지율이 낮은데 대통령 아바타인 한 장관으로 어떻게 총선을 치를 수 있냐. 북한이 김주애에게 하듯, 한 장관을 새 영도자로 추대하느냐”며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원장 후보자로는 한 장관 외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거론됐다. 이밖에 수도권 승리를 위해서는 중도 확장이 필요하다는 의견, 윤 대통령에 대한 공개 비판을 이어가는 이준석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의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품어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의원이 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시간을 많이 끌 생각은 없지만, 충분한 논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장관 추대론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18일 원·내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비대위원장 인선 관련 의견 수렴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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