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에 물억새 군락지…황방산 두꺼비 생태통로 만든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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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환경부 생태계보전부담금 반환사업으로 추진
해마다 장현저류지서 새끼 두꺼비 목숨 건 대이동
고정형 울타리와 이동통로 설치해 찻길 사고 예방
태화강 둔치에는 고유 품종 ‘물억새 군락지’도 조성

울산 장현저류지에서 태어난 새끼 두꺼비들이 황방산으로 무리 지어 이동하는 모습. 울산 중구청 제공 울산 장현저류지에서 태어난 새끼 두꺼비들이 황방산으로 무리 지어 이동하는 모습. 울산 중구청 제공


울산시가 환경부 주관 ‘2024년 생태계보전부담금 반환사업’에 ‘물억새 군락지’와 ‘야생두꺼비 생태통로’ 조성사업을 신청해 2건 모두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반환사업은 지방자치단체 등 사업자가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환경부에 낸 생태계보전부담금 중 일부를 돌려받아 훼손된 생태환경 복원에 사용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는 내년에 중구 태화강 둔치에 물억새 군락지를, 장현저류지에는 야생두꺼비 생태통로를 각각 조성한다.

시는 환경부에 낸 생태계보전부담금 중 사업당 4억 5000만 원씩 최대 9억 원을 돌려받아 이들 사업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태화강 둔치는 생태적 기능이 약화하면서 환삼덩굴과 붉은귀거북 등 생태계교란종이 서식하고 있다. 또 불투수층의 증가, 완충시설 부재, 귀화식물 중심 초지 등이 각종 생태·경관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에 시는 우리나라 고유 품종인 물억새를 심어 생태계교란종의 확산을 막고 홍수 때 강물의 유속을 감속시켜 땅이 파이는 현상을 예방할 예정이다.

여기에 생태습지를 만들고 야생화도 심어 나비, 잠자리 등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도록 조성한다. 그리고 도로·주거지와 경계 지점에는 완충작용을 하는 대나무를 식재해 생물종의 직접적 교란을 막고, 이용객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사업 완료 후에는 야생생물 모니터링과 잠자리 관찰 체험 등 다양한 생태계 보전 프로그램도 발굴·운영할 계획이다.

장현저류지는 야생두꺼비 산란지로, 황방산 어미 두꺼비가 매년 2~3월 저류지로 내려와 1마리당 평균 1만여 개 알을 낳는다. 알에서 태어난 올챙이들은 몸길이 2~3cm 새끼 두꺼비로 성장하면 떼 지어 어미가 있는 황방산으로 이동한다. 두꺼비들은 5~6월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면 도로를 건너다가 차에 깔려 죽는 등 목숨을 건 대이동을 감수해야 한다. 두꺼비는 생태계가 얼마나 건강한지 보여주는 환경지표종이다.

울산시는 두꺼비 생태통로 조성사업으로 고정형 유도 울타리와 이동통로를 설치, 찻길 사고(로드킬)를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장현저류지에 쑥부쟁이, 비비추, 고랭이 등 수질 정화 식물을 심어 수질 개선에도 나선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두꺼비 서식 환경 개선은 물론 차량에 깔려 죽는 개체수도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시 관계자는 “매년 반환사업을 추진해 생태계가 훼손된 곳을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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