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극 명작 '벚꽃동산'… 부산 상륙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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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4대 희곡 중 하나
22~23일 부산문화회관

연극 벚꽃동산 포스터. 부산문화회관 제공 연극 벚꽃동산 포스터. 부산문화회관 제공

1860년대에 태어나 다수의 희곡 작품을 쓴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연극을 부산에서 만난다. 부산문화회관은 오는 22일과 23일 이틀간 중극장에서 연극 ‘벚꽃동산’ 기획공연을 진행한다.

한때 부유함을 과시했던 귀족 부인인 라네프스까야는 최근 경제 상황 악화로 집안 대대로 소유해 온 영지인 벚꽃동산이 경매에 넘어 갈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라네프스까야 집안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농노의 아들이자 상인으로 성공한 로빠힌은, 벚꽃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는 방식으로 계속 보유할 것을 그녀에게 제안한다. 하지만 자존심을 굽힐 수 없었던 라네프스까야는 이를 무시한 채 과거의 추억에 젖어 낭비를 일삼는다. 재력을 갖춘 로빠힌은 벚꽃동산에 대한 경매가 이뤄지자 자신의 아버지가 일구던 영지를 경매에서 낙찰받는다.

벚꽃동산이라는 소재로 구시대 지배계급의 몰락을 다룬 이번 작품은 안톤 체호프의 4대 희곡 중 하나로 꼽힌다. ‘갈매기’, ‘세 자매’, ‘바냐 아저씨’ 등 명작을 써낸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는 벚꽃동산 제작을 마무리한 뒤 건강 악화로 숨을 거뒀다.

안톤 체호프는 라네프스까야와 그녀의 가족의 삶을 단순히 비극으로만 다루지 않았다.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희극적 요소와 비극적 요소가 혼합돼 있고 10대인 ‘아냐’부터 노인인 ‘피르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등장인물의 시각에 따라 의미도 달라진다. 안톤 체호프는 이 작품에 대해 스스로 ‘희극’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이기호 경성대 연극영화학부 교수는 이번 작품을 “파괴되어 가는 아름다움에 대한 향수를 꽃과 빛으로 그려낸 풍경화”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안톤 체호프의 ‘세 자매’ 공연을 진행하는 등 체호프의 희곡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극연구집단 시나위’가 제작을 맡았다.

이 교수는 “각자 자기의 방식으로 행복을 탐하는 우스꽝스러운 인물을 통해 그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만 담아내지 않고 우리 삶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23일 오후 3시에 열린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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