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최대 ‘대동첨단산단’ 개발 차질, 부작용 속출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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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지연에 입주기업 피해 호소
소유권 이전 안 되고 비용도 늘어
18일 김해시청서 대책마련 요구
시·사업단 “책임 없다” 난항 예상


김해대동첨단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경남 김해시 대동면 월촌리 일대. 이경민 기자 김해대동첨단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경남 김해시 대동면 월촌리 일대. 이경민 기자

경남 최대 규모 산단인 김해대동첨단일반산업단지(이하 대동첨단산단) 준공이 거듭 지연되면서 공장부지를 분양받은 기업들이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공공출자자인 김해시와 조합장 역할을 하는 사업관리단은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해법을 찾는데 난항이 예상된다.

대동첨단산단 조성사업은 중소기업 집적화에 필요한 산업기반시설을 확충하는 사업이다. 김해지역 동·서간의 균형발전 도모를 취지로 추진됐다. 2017년 6월 대동면 월촌리 일대 280만 3858㎡ 토지에 대한 GB 해제와 산단 계획 승인이 나면서 속도를 내는 듯했다.

문제는 2020년 12월 준공 예정이었던 초기 계획이 틀어지면서 불거졌다. 당초 6500억 원으로 예상됐던 토지보상금은 실제 8500억 원으로 크게 늘었고, 건설출자자 SK건설이 비용 부담에 사업을 포기하고 태영이 이어받았다. 결국 2019년 10월에서야 착공할 수 있었다.

현재 시는 내년 2월 준공해 4월께 입주기업에 소유권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3년 이상 사업이 지연되면서 대동첨단산단 입주기업체협의회는 입주 차질과 금전적인 손실이 발생했다며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8월 총사업비가 기존 1조 1000억 원에서 1조 5300억 원으로 31.5% 증가할 것이라는 안내문까지 발송되면서 기업인들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

대동첨단산단 입주기업체협의회 홍성대 부회장은 “이미 계약금, 중도금, 잔금에 정산 예정금 10%까지 다 냈다. 여기에 정산 예정금 21.5%를 더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분통이 터진다”며 “소유권 이전도 이뤄지지 않아 담보 대출이 아닌 신용 대출로 겨우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동첨단산단 입주기업체협의회는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의 약 260개 입주 예정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사업관리단에 입주기업체 손실 즉시 보상, 공사비 증가분 전가 금지, 조속한 등기이전, 폐수처리장 등 산단 기반 시설 착공 등을 요구한다.

또 이 중 30여 개 업체는 현재 이탈을 원하고 있다. 이들은 입주 시기를 못 맞춰 다른 곳에 공장을 구했는데, 대체 업체를 구해놓고 나가야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대동첨단산단 입주기업체협의회는 18일 김해시청 주차장에서 입주 지연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경민 기자 대동첨단산단 입주기업체협의회는 18일 김해시청 주차장에서 입주 지연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경민 기자

이에 사업관리단 김도형 상무는 “사업시행사에 귀책 사유가 없어 분양 토지를 반환하는 기업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늘어난 공사비에 대한 부담은 최종 조성원가 산정 시 반영되므로 아직 명확하지 않다. 고시·공고 의무가 있어 안내문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자 등 손실 보상 부분은 SPC 구성원이 함께 논의해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공공출자자인 김해시 역시 행정절차, 민원 처리 외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해시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분양 관리주체는 실수요자 조합인 입주기업체협의회와 산업관리단이다. 이들과 건설출자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시는 산단을 조성하려면 GB 해제가 필요해 공공출자자로 나선 것일 뿐 금전 보상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대동첨단산단 조성사업은 김해시·김해도시개발공사·한국감정원의 공공출자(51%)에 더해 민간출자로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 시행 중이다. 민간출자를 보면 49% 중 태영건설이 26.1%로 가장 많고 부산은행·경남은행 각각 6%, 대저건설 2.9%, 사업관리단이 8%를 차지한다.

한편 대동첨단산단 입주기업체협의회는 18일 김해시청 주차장에서 입주 지연에 따른 보상과 조속한 등기 이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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