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다수당 지지 얻은 푸틴 '주권' 강조
의회 72% 차지 통합러시아당
"우리의 후보" 만장일치 결정
러시아 의회의 72%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통합러시아당이 1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대통령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5선을 노리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주권을 강조하면서 자급자족할 수 있는 강대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러시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의회 두마의 다수당인 통합러시아당은 내년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푸틴 대통령 지지를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통합러시아당 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푸틴이 우리 후보로 승리하는 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차원에서 푸틴 대통령의 선거운동 과정에 혼란이나 외부의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일 특별군사작전 참가 군인인 아르툠 조가 중령의 대선 출마 요청에 “러시아 연방 대통령직에 출마할 것”이라고 답하며 내년 3월 17일 열리는 대선 도전을 공식화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 사실상 확정됐으나 다수당의 예정된 지지까지 얻으면서 연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모습이다.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러시아 모스크바 북부 베데엔하(VDNKh) 박람회장에서 열린 통합러시아당 전당대회에서 “러시아는 자급자족할 수 있는 주권 국가가 되든지, 존재하지 않는 국가가 될 것”이라며 “주권이 없으면 러시아도 없다. 러시아가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주권을 갖는 것”이라고 연설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외국의 조언 없이 우리 스스로 결정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다른 일부 국가와는 달리 소시지 몇 개에 주권을 포기하고 누군가의 위성국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당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2월부터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벌이며 서방과 대립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국가의 모든 애국 세력의 단결을 요구하는 역사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에게 소중한 모든 것, 우리의 역사, 문화, 가치, 전통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서방의 압력에도 러시아 사회와 정부는 성숙한 힘과 안정성을 보여줬다면서 앞으로도 국가의 시급한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원들에게 당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처음으로 출마한 2000년 대선과 2004년 대선에서는 무소속, 2012년 대선에서는 통합러시아당 후보로 각각 출마했으며, 2018년에는 다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