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간음유인 방조죄 적용
구직 사이트 운영 개선 건의

10대 구직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스터디카페 알바 미끼 성범죄 사건(부산일보 지난 9월 6일 자 1면 등 보도)과 관련해 가해 남성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유사성행위 업소 업주 2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유사 범죄 재발 방지를 위해 부산노동청 등과 간담회를 열고 유관기관에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부산지검 서부지청 여성·강력범죄전담부(부장검사 천헌주)는 18일 성매매처벌법 위반(성매매 알선 등), 간음유인 방조 등 혐의로 유사성행위 업소 운영자 A 씨와 B 씨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 씨와 B 씨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부산 부산진구 오피스텔 2개 호실 등에서 운영 중인 유사성행위 업소에서 C 씨가 10대 여성 3명에 대해 성폭력 범죄를 벌이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업소를 운영하던 이들의 묵인 아래 C 씨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하고 추가 기소한 것이다.

검찰은 “A·B 씨는 C 씨에게 범죄 장소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범행을 방조한 혐의가 있어 간음유인 방조죄 등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은 지난 4월 C 씨가 같은 업소에서 강제 추행한 피해자 1명을 추가로 확인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C 씨는 지난 4월 피해 여성 D(19) 씨를 유사성행위 업소로 데려가 “내가 손님처럼 행동해 보겠다”며 성폭력을 휘둘렀고, 스터디카페 알바를 구하려 했던 D 씨는 이날의 충격으로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를 계기로 C 씨의 범행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고,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C 씨는 2021년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20개월 사이에 알바 구인 사이트를 통해 1000여 명의 여성들에게 접촉해 면접을 보러 온 280여 명에게 유사성행위 업소 알선을 시도했다. 이런 방식으로 C 씨는 40~50명의 여성을 실제로 유사성행위를 일삼는 업소로 데려갔다.

C 씨는 D 씨 외에도 미성년자 2명을 포함해 5명의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 확인됐다. C 씨는 이들에게도 “가벼운 스킨십으로 더 많은 시급을 벌 수 있다”며 유인한 뒤 강제추행 등을 했다. 검찰이 확인한 성범죄 피해자는 6명이지만, 신고를 하지 않은 피해자가 다수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유사 범죄 재발 방지를 위해 부산고용노동청과 구직 사이트 대표 등과 간담회를 열었다. 구직 사이트서 구직자에게도 사업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과 구직 사이트 시스템에서만 상호 연락이 가능하게 하는 방안 등의 제도 개선을 유관 기관에 건의했다.

부산지검 서부지청 관계자는 “향후에도 구직 플랫폼을 악용한 범죄 발생할 경우 엄중한 수사를 진행하고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하여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