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반려견으로 소외 이웃 마음 치유하는 문화 만들겠습니다”
정은겸 경남정보대 반려동물케어과 교수
동물매개치료 봉사 '펫 스타' 지도교수
반려견과 정서·심리적 안정 도울 계획
부산 동물매개치료 센터 설립도 구상
“동물매개치료 봉사단체 ‘펫 스타’를 지난 11월 19일 경남정보대에서 창단했습니다. 봉사단체는 학생, 교직원 20여 명과 반려동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활용해 소외계층이나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치료적 활동을 함으로써 정서적·심리적 안정을 도울 계획입니다.”
경남정보대 정은겸 반려동물케어과 교수는 ‘펫 스타’ 창단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펫 스타’ 지도교수인 그는 “동물매개치료는 일정 교육을 받은 사람이 자신의 강아지와 함께 활동이 필요한 곳으로 가서 상대와 심리적 교감을 나누고 육체적 활동을 돕는 것”이라며 “심리치료의 한 분야로 동물에 두려움과 적대감이 없는 사람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상자들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동, 외로운 노인, 장기입원자와 요양원에 있는 사람, 장애인,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 등이다.
정 교수는 봉사단원들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1년에 두 차례 교육 프로그램을 할 예정이다. 봉사단원들은 사회복지사, 매개치료사 등 동물매개치료 활동 전문가로부터 상담 방법 등 교육을 받고, 치료견은 주인과 활동 참여를 위한 훈련을 받아야 한다. 반려동물케어과 학생들은 전공으로 기본을 다지고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전문성을 높여 배울 수가 있다.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봉사를 희망하는 시민들은 경남정보대와 사상구가 시행하는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하이브) 사업의 평생직업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된다.
정 교수는 미국에서 동물간호, 매개 치료, 재활승마를 연구했으며 지난 9월 경남정보대에 부임했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라마, 말, 고양이, 토끼도 동물 매개 치료에 활용되지만, 국내에서는 반려견만 대상이 됩니다. 미국 워싱턴주의 ‘델타 소사이어티’는 유기견보호단체로 출발했는데, 유기견을 이용한 동물매개치료 분야가 갈수록 커지자 2012년 동물매개치료팀 관리를 하는 ‘펫 파트너스’를 분리 운영할 정도로 활성화됐습니다.”
정 교수는 ‘부산지역 동물매개치료 센터’(가칭)를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센터가 설립되면 매개치료사 양성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또 치료견 교육을 견주와 함께 진행하고, 2년에 한 번씩 치료견 기질 테스트도 하게 됩니다. 반려견 성질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인에 대한 복종, 타인에 대한 배려, 다른 강아지에 대한 경계심을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정 교수는 “반려동물케어과의 인재들과 경남정보대의 인프라와 역량을 활용해 센터 설립에 더욱 힘을 쏟겠다”며 “펫 스타’ 창단도 센터의 전문 동물매개팀을 만들기 위한 시작점”이라고 했다.
동물매개치료 봉사는 이점이 많다. 이 봉사에 참여하면 매년 반려견 건강 검진과 광견병 예방접종 등 지속적인 관리를 할 수 있다. 또 몸과 마음이 불편한 이들을 돌봐주는 과정에서 견주도 건강해지고, 반려견도 매개 치료를 하면 다른 이를 돕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고 한다.
경남정보대는 반려동물 1500만 시대를 맞아 2022년 강아지 전용 건물인 ‘펫 플렉스’(지하 1층~지상 6층)를 개소하고 반려동물케어과를 신설했다. 반려동물전문가 양성을 위한 연구실, 실습실, 강의실이 이 건물에 마련돼 있으며, 학과 학생들은 자기 반려견을 데리고 와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학과를 졸업하면 동물보건사, 애견미용사, 훈련사, 프리랜서로 일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문화가 점점 확산되는 가운데, 고립되거나 소외된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멋진 반려견 동반 문화를 잘 만들어 가겠습니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