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기린 “우리 음악이 해외서도 통해 기뻤다”
홍콩서 열린 경연서 대상 수상
아시아 6개국 12팀 선발 참가
“민락 인디트레이닝센터에 감사”
부산의 5인조 뉴웨이브 밴드기린(리더 윤혜린)이 지난 16일 홍콩에서 열린 ‘2023 홍콩 아시아 퍼시픽 유스 밴드 사운드 컴피티션(HKAPYBSC)’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부산 인디밴드가 이 대회에 참가한 것은 4번째이지만, 대상 수상은 처음이다.
35세 미만 청년밴드를 대상으로 열리는 이 경연은 홍콩, 한국, 말레이시아, 중국, 태국, 대만 등 6개국에서 사전 선발된 12팀이 참여했으며 밴드기린은 올해 4월 1일 발매한 자작곡 ‘도망쳐’를 불러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8년 결성된 밴드기린은 윤혜린(보컬·기타), 정동욱(기타), 정태욱(베이스), 최해성(건반), 이창호(드럼)으로 구성됐다. 지난 2019년 2월 싱글 <플라잉(Flying)>으로 데뷔했으며, 2020년 미니앨범(EP) <뷰티플 데이즈(Beautiful days)>와 5장의 싱글을 발매하며 부산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제1회 부산 버스킹 페스타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수상 직후 밴드기린 공식 SNS에는 “아시아 각국에서 모인 훌륭한 밴드들이 정말 많았는데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면서 “특히 홍콩 공연을 위해 애써준 민락 인디트레이닝센터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부산 귀국 후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리더 윤혜린은 “상을 타서 기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번 상이 주는 의미는 우리 음악이 (해외에선) 어떻게 들릴까 궁금했는데 ‘여기서도 통하는구나’ 싶어 매우 긍정적인 첫 신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번 홍콩 경연에 함께하면서 사실상 매니지먼트 역할을 한 김종군 민락 인디트레이닝센터장은 “상금이 많은 대회는 아니지만, 대상 수상을 계기로 해외 공연 기회가 늘 수 있다”며 “특히 최근 민락 인디트레이닝센터 폐쇄 논란 와중에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컸던 밴드기린이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남다른 각오를 보였고, 그게 성과로 이어져 기쁘다”고 밝혔다.
실제 밴드기린은 5인조 밴드인데, 리더·보컬과 건반을 맡은 두 사람만 전업으로 음악을 하고, 나머지 3명은 본업이 따로 있다. 그래서 음악 연습도 직장인밴드처럼 평일 퇴근 후 밤에 민락 인디트레이닝센터에 모여서 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그들에게 민락 인디트레이닝센터는 소중한 공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윤혜린은 “‘민락’에게 받은 게 너무 많아서 머리를 싸맬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음악 발매는 3~4개월 주기로 계속하고, 멤버가 정비된 게 오래되지 않아서 사운드를 잡아가면서 음악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