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새 책] 측정의 세계 外
■ 측정의 세계
우리는 주변의 모든 것을 재고 가늠해보면서 산다. ‘측정의 세계’에 살고 있다는 의미다. 이 책은 평소 체감하기 어려운 ‘측정’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인류는 숫자를 세고 기록하면서 마침내 다른 동물과 달라졌다. 표준 길이로 1m가 탄생한 배경에는 프랑스 혁명이 있었고, 평균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우생학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제임스 빈센트 지음/장혜인 옮김/까치/2만 2000원.
■ 2000년생이 온다
주민등록이 00으로 시작되는 2000년대생들이 사회와 조직에 들어오고 있지만 기성세대는 그들을 모른다. 나이 들어가는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와 공존하려면 먼저 그들을 알아야 한다. 전작 <90년생이 온다>에서 보여줬던 명쾌한 해석이 이번 책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세대 간 소통 방식에 대해 성찰하는 소중한 기회를 만나 보자. 임홍택 지음/십일프로/304쪽/1만 8000원.
■ 개화기의 선각자 서재필
서재필은 이 땅에서 처음으로 <독립신문>이라는 근대적 신문을 만든 언론인이자,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를 주도한 공화주의 시민운동가다. 근현대사 인물 평전의 저자로 이름난 저자가 또 하나의 ‘서재필 평전’을 냈다. 갑신정변이 실패한 뒤 그의 가족은 역적으로 몰려 몰살되고 말았다. 곡절의 삶을 살았지만 죽을 때까지 조국의 민주통일국가를 염원한 그의 삶을 추앙한다. 김삼웅/두레/264쪽/1만 9000원.
■ 별먼지와 잔가지의 과학 인생 학교
인간을 이루는 모든 물질, 나아가 지구의 모든 물질이 ‘별먼지’로 이루어졌다. 인간은 생명의 나무 끝에 걸린 ‘잔가지’다. 오랫동안 종교가 실존적 공포감을 달래왔지만 이제는 그 역할을 과학이 떠맡을 때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과학이 우리를 위로할 수 있을까? 과학 하면 행복해지나? 이 같은 세부 질문들도 흥미롭다. 두 저자의 연속 강연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명현·장대익 지음/사이언스북스/272쪽/1만 7000원.
■ 멀티제너레이션, 대전환의 시작
<2030 축의 전환>의 저자가 신작에서 다시 한번 충격적인 미래를 전망했다. 우리는 젊은 세대를 이해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앞으로 이런 세대 담론은 쓸모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최대 10세대가 공존하게 될 멀티제너레이션 사회가 예고되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앞으로는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한다. 마우로 기옌 지음/이충호 옮김/리더스북/404쪽/2만 1000원.
■ 사랑의 향연 세상의 문학
그러나 두 사람의 마음은 같지 않다. 손을 잡힌 레날 부인은 “사랑한다는 행복에 들뜬” 상태지만 줄리앙은 “소심함과 자존심의 싸움”에서 자신을 이기고 상대에 대해 “우위를 쟁취”했다는 기쁨을 느낀다. 스탕달의 <적과 흑>에 나오는 내용이다. 시와 소설, 희곡, 오페라, 영화 등 고금의 문학과 예술을 ‘사랑’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냈다. 김종호 지음/엘도브/532쪽/2만 7000원.
■ 월드뮤직 도슨트
아르헨티나 탱고, 브라질의 보사노바, 집시의 플라멩코, 유대인의 클레즈머, 아랍의 라이, 튀르키예 아라베스크, 그리스 레베티코…. 단절되지 않고 대중화에 성공한 각 지역의 민속음악이자, 그곳 사람들의 정서가 응축된 문화 콘텐츠로서 월드뮤직을 조명한다. 이를 통해 지역사와 세계사의 입체적 재해석을 시도한다. 역사로 음악을 바라보고, 다시 음악으로 역사를 통찰한다. 유영민 지음/서해문집/388쪽/2만 7500원.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