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등 8개 주요 기업
영업이익 전망치 '19조 원'
내년 실적 전망 15% 감소

2차전지 열풍이 내년 상반기부터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와 미국 정책 등에 따른 리스크로 올해만큼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는 것을 무리라는 지적이다. 2차전지 주요 기업들의 내년도 실적 전망치도 연초 대비 약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차전지 관련 주요 기업 8개사의 내년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16조 3690억 원으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10조 3922억 원) 대비 57.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8개사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LG화학·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SK아이이테크놀로지·에코프로 등이다.

다만 증권가의 내년 실적 전망치 눈높이는 올해 초보다 많이 내려온 상태다. 8개사의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은 올해 초 기준으로 19조 2931억 원에 달했으나 현재는 16조 원대 초반으로 15.2% 낮아졌다.

특히 에코프로(1조 1441억 원→5005억 원)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2529억 원→1110억 원)가 약 56%씩 감소했다. 에코프로비엠(8661억 원→4882억 원)과 포스코퓨처엠(6552억 원→3922억 원) 역시 40% 이상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2차전지에 대한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다양한 불확실성 요인이 겹치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힘을 얻고 있다.

가장 먼저 전기차 수요 둔화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하나증권 김현수 연구원은 전날 ‘2024년 2차전지, 상저하고 전망’ 보고서를 통해 “단기 또는 중기적으로 (전기차 수요에 대한) 눈높이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전기차 판매 전망치 하향 조정 시기를 거쳐야 한다”고 내다봤다.

미국 발 정책 변수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유안타증권 이안나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녹록지 않은 환경에 2차전지에 대한 비중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2차전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내년 하반기부터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논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내년 금리 변수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건 긍정적이다.

김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실적발표 기간이 지나고 전기차 판매량 전망치와 정책 리스크가 점차 현실화하면서 주가 반등의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분석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