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장 주말 지명 전망… '김건희 특검법' 첫 시험대
국힘 오늘 상임고문단 의견 수렴
최고위·전국위 임명 의결만 남아
한 “사람이 다니면 길” 수용 의지
윤 대통령과 차별화 성공 요건
특검법 국민적 해법 찾을지 관심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 정국까지 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를 이번 주말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비주류 사이에서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조만간 의견 수렴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0일 상임고문단 회의를 열어 당 원로들의 의견을 구할 예정이며, 그 이후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하는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윤 권한대행의 지명에 이어 당 최고위원회와 전국위원회에서 임명안이 의결되면 임명 절차는 모두 끝난다.
한 장관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지만 정치 경험 부족이 단점으로 꼽힌다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한 장관은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덧붙였다. 여당이 뜻을 모아 비대위원장직을 자신에게 제안해올 경우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성공할지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정립에서 결판날 것이라는 분석이다.대표적인 보수계열 정당의 비대위 성공 모델인 ‘2012년 박근혜 비대위’가 그해 총선과 대선을 연거푸 승리한 것은 ‘살아있는 권력’인 이명박(MB)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가장 큰 요인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MB와 정치적으로 각을 세우면서 대립했기 때문에 여당이 처한 정권 심판 구도를 깰 수 있었다.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경제민주화 등 중도 확장 정책을 펴면서 김종인·이준석 등 변화를 상징하는 새 인물도 선보였다.
‘한동훈 비대위’의 성공공식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의 차기 대선주자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한 장관이 검사 시절부터 직속상관이었던 윤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서고, 새 인물과 정책을 수혈하면 중도 확장으로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장관은 ‘윤석열 아바타’라는 야당의 비난에 대해 “지금까지 공직 생활을 하면서 공공선을 추구한다는 한 가지 기준으로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누구도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나설 경우 첫 시험대는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반대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 장관이 국민들의 정서를 담아내는 해법을 찾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법 앞에 예외는 없다. 국민들이 보고 느끼기에도 그래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특검법 조항에)정의당도 특검을 추천하고 결정하게 돼 있다. 그리고 수사 상황을 생중계하게 돼 있는 독소조항도 있다”며 “무엇보다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선동을 하기 좋게 시점을 특정해서 만들어진 악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악법은 국민의 정당한 선택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있다. 그런 점을 충분히 고려해 국회 절차 내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동훈 비대위’를 밀고 있는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누가 지도부로 오더라도 야당이 설치해 놓은 정치적 특검 프레임 안에 걸려들 수밖에 없는 구도”라면서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온다면 어떤 방식으로든지 국민적 요구에 답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