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보장”…수십억 챙긴 투자사기 일당 무더기 검거
193명으로부터 31억 원 챙겨
바람잡이들 수익률 인증 수법
피해자 조롱하며 스포츠카 몰아
가상자산과 에너지 상품 투자를 미끼로 30억 원이 넘는 돈을 가로채 고급 스포츠카를 여러 대 몰며 호화생활을 해온 일당 70여 명이 덜미가 잡혔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기 등 혐의로 투자사기 일당 76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중 14명은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193명으로부터 투자금 31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온라인 허위 광고로 피해자들을 유인하고 단체대화방과 투자사기 사이트에 가입시킨 뒤, 바람잡이들을 통해 고수익을 인증하는 사진을 올리는 수법을 썼다. 처음에는 1만~5만 원 정도의 소액을 투자받아 4배를 돌려주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피해금은 적게는 100여만 원에서 많게는 2억 1000만 원에 달했다. 범행 과정에서 일부 피해자들이 단체대화방에 피해를 호소하면 강제로 퇴장시키기도 했다.
일당은 해외 고급 스포츠카 5대를 소유하는 등 호화스럽게 생활했다.
총책 A(30대) 씨와 기망책 등이 피해금의 70%, 자금세탁책과 통장모집책은 나머지 30%를 나눠 가졌다. 현금인출책과 전달책은 의뢰금의 2%를 배분하는 등 범행은 상당히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여기에 창원·진주·사천의 폭력조직 3개파도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해외로 달아난 A 씨 등 4명에 대해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국내 도피 중인 다른 4명도 수배 중이다.
김병우 경남경찰청장은 “전화, 문자, SNS 단체대화방을 통해 고수익·원금보장을 미끼로 접근하는 것은 모두 사기”라며 “투자사기범뿐만 아니라 대포폰·통장 등 범행 도구를 제공하거나 투자사기 웹사이트 제작 등 범행을 도운 사람까지 전원 검거해 민생침해범죄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