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21년 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즐길 수 있을까
20일 기준 전국 기온 급강하
22일 부산 최저기온 영하 8도
“맑음 예보지만 기온 낮아 가능”
부산에 21년 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찾아올까. 부산은 지난 2000~2002년 이례적으로 3년 연속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린 이후 20년 이상 눈 없는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올해는 크리스마스이브와 성탄절 당일 영하권으로 낮은 기온이 예상되면서, 눈이 내릴 여지가 있다.
기상청은 20일 브리핑을 열고 오는 24~25일 대기 상층으로 한두 차례 기압골이 지나가는 영향으로 충청 이남 서쪽 지역과 중부 지방에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부산의 경우 20일 현재 기준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은 구름 많음, 크리스마스는 맑음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때 최저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져 충분히 추운 날씨가 예상되는 만큼, 대기가 건조하지 않다면 눈이 내릴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기상청 최정희 예보분석관은 “오는 24~25일 강수와 관련해서는 예보 모델마다 편차가 커서 눈일지 비일지는 변동성이 크다”면서 “현재로서는 강수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강수로 내린다면 중부 지역은 눈으로 남부 지역은 비 또는 눈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2000년 성탄절 부산에 눈이 기록된 이후 2002년까지 3년 연속으로 성탄절에 눈이 내린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특히, 2002년 성탄절의 경우 부산에서는 이례적으로 많은 2.2cm의 적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부산지방기상청 양세중 예보관은 “부산에서 눈이 오는 패턴은 크게 두 가지인데, 서해상에서 만들어진 눈구름대가 강한 바람을 타고 지리산 산맥을 넘어 흩뿌려지는 경우와 동쪽에서 형성된 눈구름대가 동풍을 타고 부울경에 내리는 경우다”며 “두 패턴을 보듯 부산은 지형적 특성과 따뜻한 기온으로 인해 눈이 잘 내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부산 일부 지역에서 19~20일 잠깐 관측된 눈의 경우 서해상의 눈구름대가 바람을 타고 흩날린 경우다. 이 때문에 성탄절 전국적으로 한파가 예상되면서 부산 지역에도 눈 내릴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
한편 ‘최강 한파’로 불리는 최근의 강추위는 베링해 부근에 위치한 한기가 한반도로 유입된 것이 원인이다. 우랄산맥 동쪽에 위치한 기압능이 북쪽 기압능의 공기를 내리누르는 현상으로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대각선 형태의 한기축이 만들어졌다. 이로 인해 부산 역시 오는 22일 최저기온 영하 8도를 기록하며 올겨울 최강 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