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희 동아대 명예교수

조부에 이어 부산시 문화상 수상
40여 년간 국내 헌법학 이바지
논문 86편, 저서 20여 권 펴내
시민들 헌법 지식 넓힐 수 있게
쉽게 이해하는 교양서 집필 중

부산시 문화상을 수상한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정만희 명예교수.

지난 10월 문화상 수상 모습.

“법학자로서 40년간 학문과 연구 생활의 족적을 의미있게 봐주시고 대단치 않은 연구 성과를 높이 평가해주신 심사위원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최근 제66회 부산시 문화상을 받은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정만희(전 동아대 부총장) 명예교수의 수상 소감이다.

부산시 문화상은 1956년 제정된 뒤 지금까지 모두 416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지역 최고 권위 상이다.

부산시는 지역 문화예술 기관·단체와 시민 연서 등을 통해 10개 부문 17명의 후보자를 추천받은 뒤 문화협력위원회 심사를 거쳐 모두 8개 부문 수상자를 최종 선정한다.

“부산시 문화상은 역사가 깊고 권위있는 상으로서 부산시민의 뜻이 담겨 있으며 지역 사회의 학계와 문화 예술계 인사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는 특히 “이 문화상은 제 조부가 60여 년 전인 1959년에 받으셨는데 이번에 그 상을 손자인 제가 받게 돼 가문의 한 사람으로 가슴 뿌듯합니다”고 크게 웃었다.

정 명예교수는 40여 년간 저서 20여 권과 논문 86편을 발표해 국내 헌법학 발전에 이바지했고 법조인과 공직자 등 지역 인재 양성과 지역 대학 경쟁력 제고를 위해 헌신한 공적을 인정받아 인문과학 부문에 선정됐다.

그는 조부인 석당 정재환 선생이 설립한 동아대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고려대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버클리대 동아시아연구소와 일본 동경대학, 쿄토대학 법학부 등에서 연구생활을 했다.

1980년 동아대에 부임, 39년간 교수로 재직한 뒤 2019년 8월 정년 퇴직한 그는 재직 중 법과대학장과 대학원장, 부총장 등 보직을 맡았다.

또 한국헌법학회 회장과 한국비교공법학회 회장, 국회 헌법연구자문위원회 자문위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자문위원 등도 역임했으며 정부 홍조근정훈장, 한국헌법학회 학술상, 한국비교공법학회 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헌법학 개론〉, 〈헌법 강의〉, 〈헌법 개정과 정치제도개혁〉, 〈헌법개정연구〉, 〈헌법과 통치구조〉, 〈헌법의 기본 문제〉, 〈현대헌법과 의회주의〉, 〈미국헌법과 권력구조〉, 〈정당법론〉 등이 있다.

정 명예교수는 2021년 〈우리에게 헌법이란 무엇인가〉를 발간했으며 지난해 2판을 펴냈다.

“‘대한민국 국민은 주권자로서 헌법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방대한 전문학술 연구용 헌법주석서가 아니라 헌법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시민교양 헌법 해설서이다”며 “대한민국 헌법 전문과 본문 제1조부터 130조까지 모든 조항에 관한 해설을 담고 있는 책은 헌법재판소 주요 판례 등 헌법의 기초이론도 함께 다루고 있어 ‘헌법학 입문서’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덧붙였다.

정 명예교수는 지금 일반 독자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헌법에 관한 인문교양서를 집필 중이다.

“2019년 정년퇴직 이후 시민들의 헌법에 관한 상식과 지식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계속 집필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시민들이 헌법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양강좌에도 참여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헌법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게 평소 소신입니다. 헌법 지식으로 무장된 국민일수록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 기능을 다 할 수 있습니다.”

정 명예교수는 한국헌법사 중에서 특히 건국헌법의 제정과 그 전후 과정에 관한 학계의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어 이를 정리하고 재조명하는 작업을 마지막 일생의 과제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