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경부선 물금역 KTX 정차에 따른 제언
김태권 동부경남울산본부장
오는 29일 양산 물금역 KTX 첫 정차
시·정치권, KTX 정차 요구 13년 만
양산 개발 발전 새로운 동력원 기대
역사 리모델링과 편의시설 확충 필요
경남 양산 시민 숙원이던 물금역 고속철도(KTX) 정차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118년 전인 1905년 문을 연 경부선 물금역에 KTX가 정차하면 양산에 본격적인 KTX 시대가 열린다.
윤영석 국회의원은 최근 “오는 29일 오전 6시 35분 물금역에 KTX 첫 정차를 시작으로 평일(월~목요일) 상·하행선 각 4회, 주말(금~일요일) 상·하행선 각 6회 정차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경부고속철도가 개통한 지 19년, 양산시와 시의회가 물금역 KTX 정차 요구에 나선 지 13년 만이다.
물금역 KTX 정차는 침체의 늪에 빠진 양산 발전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부산이나 울산, 밀양으로 가지 않고 서울역까지 평균 2시간 40분대로 이동할 수 있다. 양산 시민에게는 수도권은 물론 충청권까지 이동 편의성이 대폭 향상되는 일이다. 이는 인적 교류 확대와 기업 경영 활동 편의성 증진으로 이어져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양산에는 500여 개 주요 기업 본사와 1600개 공장이 가동 중이다.
양산시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인 첨단 바이오와 의료산업 기업 유치에도 상당한 탄력이 예상된다. 접근성 개선으로 진료를 받기 위한 외지 방문객은 물론 관광객 증가 전망도 밝다. 물금역 인근 부산대 양산캠퍼스에는 양산부산대병원과 어린이병원, 한방병원, 치과병원, 영남권 재활병원이 운영 중이다. 부울경 지역 최대 수변공원인 황산공원은 물론 삽량문화축전, 원동매화축제 등 다양한 축제도 있다.
물금역 KTX 정차로 근현대까지 지속 중인 양산의 사통팔달 도로망 업그레이드도 본격화한다. 양산에는 조선시대 초기부터 동래와 언양, 밀양 등 주변 16개 역을 관할하는 역참인 황산역과 오늘날 고속도로와 같은 부산과 서울을 잇는 영남대로가 있다. 산업화로 생긴 경부와 중앙고속도로 지선, 부산외곽순환도로, 국도 7·35호선, 국지도와 지방도, 경부선, 도시철도가 양산을 통과한다. 최근에는 기존 도로망에 동남권 광역철도와 순환철도 건설 등 사통팔달 양산의 교통망을 업그레이드하는 사업들이 추진 중인 상황에서 KTX 정차가 그 스타트를 끊었다.
정차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물금역에는 하루 6~8회 KTX가 통과하지만 29일부터 4~6회만 정차한다. 시와 정치권이 마지막까지 물금역을 통과하는 모든 KTX가 정차하도록 노력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상태다.
KTX 운행 시간 조정도 필요하다. 물금발 서울행 첫차는 오전 6시 35분 출발한다. 서울발 물금행 첫차는 오전 9시 32분 출발, 물금역에 오후 12시 28분에 도착한다. 서울에서 양산으로 오는 과정에 반나절을 허비하게 돼 자칫 양산 방문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 KTX 정차 횟수와 함께 조정이 시급하다.
물금역 역명 변경도 이뤄져야 한다. 시는 최근 KTX 정차에 따른 대외 인지도 개선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1만 2000여 명이 참여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응답자의 60% 이상이 ‘찬성’했지만, 역명 변경은 ‘유보’됐다. 시스템 변경 등에 필요한 비용(10억 원)과 ‘물금’이라는 역사성 때문이다. KTX 정차로 양산 새 역사가 시작되고, 역명이 변경되더라도 ‘물금’이라는 명칭은 사라지지 않아 이른 시일 내에 물금역 역명 변경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KTX 이용객 증가에 따른 편의시설 확충을 포함한 역사 리모델링도 뒤따라야 한다. 시가 실시한 ‘물금역 KTX 정차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현재 2400명의 이용객이 최소 44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사 규모가 배 정도가 커져야 한다는 의미다. 에스컬레이터와 주차장, 화장실 등 편의시설 확충도 필수적이다. 물금역으로 향하는 시내버스 노선 변경도 시급하다. 역사 신축을 포함한 리모델링 때는 김해 진영역~양산 상·하북~KTX 울산역을 잇는 동남권 순환철도가 물금역에서 환승하는 만큼 이 부분도 고려돼야 한다. 이른 시일 내에 편의시설 확충을 포함한 역사 리모델링이 필요한 만큼 정부가 나서야 한다.
KTX 정차에 따른 양산시 차원의 활용 방안 마련도 절실하다. 시는 외부 방문객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물금역과 인접한 낙동강 황산공원에 전기 유람선 도입, 곤돌라 케이블카와 플로팅 하우스 설치,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센터, 증산신도시 조성과 양산ICD 활용 등 다양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계획에 물금역 KTX 정차를 통한 획기적인 접근성 개선이 반영돼야 할 것이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