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적십자회비 모금 동참해 이웃에 꿈과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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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의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 회장

지역경제 침체 속에서도 부산은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지로 자리잡았다. 전 시민이 고대한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는 아쉽게 유치하지 못했으나 도전 과정에서 부산의 아름다움과 잠재력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소식에도 주위를 돌아보면 얇은 이불 한 장으로 차가운 겨울을 나야 하고, 아픈 몸으로 고통받으며 당장 배고픔과 누울 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이웃이 아직도 나눔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2023년 한 해 동안 부산적십자사는 각종 재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웃을 찾아가 시민들이 적십자회비를 통해 보여준 이웃 사랑을 전달했다. 남편이 도박으로 전 재산을 탕진하고 자녀가 집단폭행을 당하는 날벼락과도 같은 일을 당한 이웃에 주거비를 지원하고 심리적 지지를 통해 가정 해체를 막아냈다. 또 척수경색이라는 희귀병으로 혈액응고 억제제를 복용함에 따라 치과 진료를 받지 못해 극심한 통증으로 음식을 삼키지도 못하는 취약계층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렇듯 부산적십자사는 어르신, 아동청소년, 다문화가정, 기타 위기가정 등 취약계층 2500여 가구를 대상으로 4500여 명의 봉사원들과 각 가정에 필요한 생계, 주거, 의료, 교육 등 맞춤형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산적십자가 위기가정을 도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매년 12월 시민이 참여해주는 적십자회비이다.

적십자회비는 1953년 당시 임시수도였던 부산에서 대한적십자사 명예총재인 이승만 대통령이 6·25전쟁 고아와 전상자의 아픔 극복을 위해 100만 적십자회원 모집을 목표로 처음 시작됐다. 이후, 적십자회비는 대한민국에서 매년 400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기부문화 운동으로 자리매김했으며 부산에서도 매년 16만여 명의 시민들이 동참하고 있다. 2024년도 부산적십자의 모금 목표액은 적십자회비 23억 6000만 원, 정기후원회비 32억 9000만 원, 사회협력 기부금 15억 4000만 원 등 71억 9000여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2억 8000여만 원 증가했다. 특히, 적십자회비 23억 6000만 원은 시민들이 십시일반 동참해 이웃을 돕는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25세부터 74세의 세대주, 개인사업자 그리고 법인에 전달된 지로의뢰서를 통해 모인 시민들의 정성은 고통 받는 이웃에게 큰 희망의 등불이 된다. 지난 8일 부산시청에서 개최된 ‘변하지 않는 희망 2024 적십자회비 모금 선포식’을 통해 고액기부자 모임인 레드크로스 아너스클럽에 4명이 새로 가입한 이유 또한 이웃들의 얼어붙은 손을 잡아주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2024년에 부산적십자사는 시민들이 정성껏 모아준 적십자 회비를 기반으로 재난 발생 시 신속 대응하는 이재민 구호활동, 연간 1만 5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지원활동, 독거노인과 아동청소년 세대 등 취약계층 2000여 세대와 봉사회를 결연하는 지역사회 봉사활동, 위기 가정을 긴급하게 지원하는 활동 등을 하고, 1만 7000여 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생명을 살리는 응급처치를 비롯한 안전지식을 보급할 계획이다.

또, 부산시 전체 행정동에 봉사회를 결성해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면서 적십자 자원봉사 역량을 강화해 ‘나눔으로 희망을 전하는 적십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기부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매년 국정감사와 정기적인 정부 감사를 받고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경영공시자료, 예·결산자료 등을 공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한적십자사는 2021년부터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지속적으로 가장 높은 등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적십자회비는 이웃들에게 꿈과 희망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이라는 양분이 필요하다. 나눔을 통해 사랑과 행복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2024년도 적십자회비 모금에 적극 동참해 주고,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우리의 부산, 지속가능한 부산을 위한 적십자 활동에 많은 분이 함께 해 주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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