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해일에도 안전’… 방파제의 새로운 패러다임
일성조선 자회사 삼우기술단
소파 블록 READI 개발·특허
100%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
파력 분산 효과 더 뛰어나
기후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과 수온 상승으로 초대형 태풍이 빈번하게 발생해 해안지대의 안전이 갈수록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투입비를 크게 절감하먼서도 파력(파도의 압력)을 효과적으로 분산해 항만과 해안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소파 블록’이 개발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항만구조물 중 가장 대표적인 외곽시설 중 하나가 외해에서 오는 파도를 막기 위한 방파제다.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경사식 방파제를 이루는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바로 소파 블록이다. 흔히 테트라포드라고 불리지만, 테트라포드도 소파 블록 중 하나에 불과하다.
13일 부산의 일성조선의 자회사 삼우기술단에 따르면, 기존 국내 연안에 사용된 소파 블록보다 높은 쇄파기능과 안정성을 자랑하는 소파 블록 ‘READI(전방 굴절형 소파블록)’를 10여 년의 연구 끝에 개발, 지난 5월 국내 특허를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 출원된 특허 소파 블록은 수십 종에 이른다. 소규모 어항을 제외한 대형 항만의 방파제에는 일본에서 개발된 테트라포드 등 특허 제품 4~5종 정도가 주력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본 제품들이 국내 대형 항만 대부분을 잠식해 사실상 일본산 소파 블록이 우리나라 해안을 점령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100%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된 삼우기술단의 소파블록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발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소파 블록은 파도에 의한 부러짐 등 시공 후 손상이 빈번하며, 중량 부족으로 인한 유실 문제도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READI는 테트라포드, 씨락 등 기존 제품들의 단점을 개선해 너울성 파도 등 급증하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주동 일성조선 대표이사는 “전방으로 돌출된 READI 치밀한 설계 덕분”이라며 “전면부의 굴곡현상을 이용해 마주오는 파도의 위력을 분산시킬 뿐만 아니라 파도를 회절시켜 다시 돌려보내기 때문에 지속되는 파도의 압력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비탈면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척도 가운데 하나인 안정계수가 기존 테트라포드는 7~8로 알려진 반면 READI의 안정계수는 16에 달한다. 쉽게 말하면, 동일한 높이의 파도가 들이칠 때 READI가 유실되거나 부서지지 않는 등 높은 안정성을 자랑한다는 말이다.
또 READI는 난적(방파제 구조물을 쌓는 방식) 등에도 유리하다. 대칭 형태로 제작되어 블록 간 맞물림 형태가 강한 결속력을 얻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제작과 거치도 용이하다. 관계자에 따르면 “대칭으로 설계되어 거푸집 조립 및 해체 시 시간이 단축되고 운반과 이동이 쉽고, 기존 제품보다 30% 이상 비용 절감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 READI는 매년 반복되는 테트라포드 추락 사고에도 비교적 안전하다. 관계자는 “기존 테트라포드와 달리 경사면이 각이 져있기 때문에 만약 사람들이 위에 올라가더라도 비교적 덜 미끄럽다”고 말했다. READI의 제작 및 시공은 모두 부산 일성조선(삼우기술단)에서 담당한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