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당 종무식·시무식 옛말… 차분한 연말연시 맞는 기업들
삼성·SK 별도 행사 열지 않아
이메일 등으로 신년사 전달
남은 연차 사용 적극 독려도
부산 기업도 축소·대체 분위기
국내 주요 기업들이 별도의 ‘강당 종무식’ 없이 한 해를 마무리한다. 새해 시무식 역시 축소되거나 생략되는 분위기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따로 종무식을 열지 않는다. 내년 초 열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준비로 분주한 부서도 있지만, 다수의 임직원들은 연말에 연차 휴가를 자율로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시무식은 새해 첫 출근일인 1월 2일에 예년처럼 경기 수원 사업장에서 경영진과 일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것으로 보인다.
SK도 그룹 차원의 종무식은 열지 않고 사업장이나 조직별 자율에 맡긴다. 연말연시 휴가를 쓰는 임직원이 많은 점 등을 고려했다. 그룹 차원의 신년회도 따로 없다. SK는 코로나 이후 신년회를 열지 않고 최태원 회장이 임직원에게 이메일 등으로 신년 인사를 보내왔다.
현대차그룹은 별도 종무식 없이 계열사별로 연말을 보낸다. 현대차는 창립기념일(29일)을 휴무로 둬 이달 28일 한 해 업무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내년 신년회 방식은 현재 검토 중이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한 해를 마무리하자는 취지에서 연말에 남은 연차 사용을 적극 독려하는 기업도 잇따른다.
LG그룹은 22일 올해 업무를 마무리하고 마지막 주(26∼29일)를 권장 휴가 기간으로 정했다. 이 기간 연차를 사용하면 23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최대 열흘간 쉰다. 구광모 회장은 20일 임직원들에게 ‘2024년 화두로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 등을 제시한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을 이메일로 보냈다. LG는 시무식 등 별도 행사 없이 곧바로 신년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계열사별 사장 신년사도 메일과 동영상으로 대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계열사별 사정을 고려해 28일부터 연차 사용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종무식과 시무식은 주로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그룹도 종무식을 치르지 않는다. 대신 연내 휴가를 다 쓰지 못한 직원들에게 재량에 따라 휴가를 소진하도록 하고 있다. ㈜GS와 일부 계열사, 두산그룹은 직원들에게 잔여 연차 사용을 장려했다. 오는 23일부터 내달 1일까지 최장 10일을 쉬도록 권장했다. 대한항공 역시 본사와 지원 부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달 28∼29일 휴무를 실시한다.
부산 기업들도 차분한 연말 연시를 맞이하는 모습이다.
화승그룹은 올해도 그룹 차원의 종무식을 열지 않고 지난 15일 부산롯데호텔에서 화승 70주년 송년인사회를 연 것로 대신했다. 이날 행사는 70주년 기념사업 경과보고를 비롯해 새 CI 공개, 사업계획 발표 등이 담겼다. 종무식과 마찬가지로 시무식 역시 계열사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HJ중공업은 별도의 종무식 없이 부서별 다과회를 마련해 연말을 보낸다. 내년 1월 2일을 휴무일로 정해 1월 3일부터 새해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SNT모티브는 별도의 종무식을 갖지 않는 대신 부서별로 조촐한 연말 행사를 가진다. 이번 주부터 연말 휴가에 들어가는 직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산직의 경우 80% 가까운 직원들이 순차적으로 휴가를 사용하며, 사무직 직원들도 100명 가까이 연말 휴가에 들어간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