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하나 키우는 데에 다시 온 마을이 나섰다
전국구 초고령 지자체 부산 동구
복합문화센터에 돌봄 시설 채워
교육청 등과 놀이 협의체도 발족
육아종합지원센터도 곧 조성키로
지자체 곳곳 보육 환경 조성 방점
부산 지자체들이 저마다 육아와 교육 시설을 확충하고 나섰다. 부산 15개 구군에서는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지었거나 건립을 확정 지었다. 실내 공공 놀이터도 등장하고 셋째 아이가 태어나면 1000만 원을 지급하는 구청도 있다. 저출생으로 신생아가 줄고, 젊은 층이 타지로 떠나는 현상 등을 막기 위한 대응이다.
부산 동구청은 내년 2월 동구 초량동 103-5 일대에 ‘다어울림 복합문화체육센터’(이하 다어울림 센터)를 준공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지하 1층부터 지상 9층까지 연면적 4680㎡ 규모로 6~7층에 국민체육센터, 8~9층에 생활문화센터 등이 들어선다. 내년 4월 정도에 시범운영을 시작해 7월쯤 개관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구청은 다어울림 센터 2~5층을 육아와 교육과 관련한 시설로 채우기로 했다. 5층은 실내 공공 놀이터, 3~4층은 가족센터, 2층은 다함께 돌봄센터와 작은 도서관이 들어선다. 장기적으로 젊은 인구를 유입하고, 출생 인구도 늘리기 위한 시설이다. 동구는 고령화가 심한 대표적인 부산 지자체 중 하나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동구 인구는 8만 7910명으로 0~7세 인구는 3113명인 3.5%에 불과했다.
동구청은 ‘놀이 혁신 협의체’도 발족해 지난 13일 실내 공공 놀이터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교육청, 초등학교, 어린이집 관계자와 학부모 등 아이 전문가와 학부모가 모두 참여했다. 동구청 가족복지과 관계자는 “초량동에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동구에 아이들이 뛰어놀 공공 놀이터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아이들 놀 권리를 지키고 미세먼지와 기후 문제를 고려해 실내 놀이터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좋은 육아 환경을 만드는 지자체는 동구만이 아니다.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위한 지역 거점이 될 육아종합지원센터는 중구를 제외한 부산 15개 구군에 건립됐거나 들어설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건립을 확정한 동구는 좌천동 920-5에 2026년까지 ‘어울림파크 복합플랫폼(가칭)’ 1~2층에 ‘I(아이)꿈꾸다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지으려 한다. 3층은 동구다함께돌봄센터와 어린이복합문화공간, 4~5층은 청소년문화의집 등이 들어선다. 동구청 가족복지과 관계자는 “북항 재개발 등으로 젊은 인구 유입이 예상되고, 영유아를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출생을 권장하고 육아 친화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부산 지자체 노력은 각양각색이다. 저출생 해결책으로 꼽히는 좋은 일자리 유치 등에 앞서 기반 시설과 문화부터 바꾸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부산진구청은 올해 3월 ‘전포어울더울복합문화센터’를 열어 보육 환경 개선에 도움을 줬다. 국공립어린이집, 공공형 키즈 카페, 작은 도서관, 주민편의시설 등을 갖춘 공간이다.
남구청은 지난 14일 ‘꿈나무지원복합센터’ 착공식을 열었다. 어린이집, 육아종합지원센터 사무실, 놀이터, 다함께 돌봄센터 등을 짓기 위해 186억 원을 투입한다. 영도구청도 가족센터, 작은 도서관, 육아종합지원센터 등이 포함된 가족생활지원시설을 만들기 위해 120억 원을 들인다. 두 건물 모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해운대구청은 재송동, 반송동, 좌동, 반여동, 우동에 초등학생이 이용할 수 있는 ‘다함께 돌봄센터’ 5개를 운영 중이다. 중구청도 지난달 대청동에 ‘다함께 돌봄센터’를 추가로 열었다. 북구청은 셋째 아이 출산에 1000만 원을 지급한다. 부산시와 부산교육청은 강서구 가락·대저동과 기장군 농어촌 등 돌봄 공백이 우려되는 곳에 ‘24시간 초등 돌봄센터’ 운영을 결정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