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걱정 없었는데… 이제 걱정되는 PK 친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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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구심점 '김장 연대' 해체
김기현, 윤 대통령과 ‘불화설’
박성민, 최근 '윤심팔이' 논란
박수영 등 친윤 초선 입장 난처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가 21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가 21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지도부’의 퇴장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의 부상 등 당내 권력 지형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주력인 PK(부산·울산·경남)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PK 친윤의 구심 역할을 하던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는 김 전 대표의 대표직 사퇴와 장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해체됐다. 특히 윤 대통령과 수시로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했던 김 전 대표는 대표직 사퇴 과정에서 오히려 윤 대통령과 ‘불화설’이 불거졌다. 윤 대통령이 ‘대표직 유지-총선 불출마’라는 자신의 권고를 거부한 김 전 대표에게 격노했다는 얘기가 정가에 파다하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지난 20일 지역구인 울산 남구을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5선 도전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당내에서는 김 전 대표의 공천을 걱정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장 의원의 경우, 총선 승리를 위해 또 한번 ‘백의종군’이라는 용단을 내렸지만,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공식적인 역할에는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의 ‘친구’로 친윤 초선의 리더 역할을 했던 박성민(울산 중) 의원은 최근 ‘윤심팔이’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지난 14일 울산에서 열린 한 봉사단체 모임에 참석해 “대통령이 네덜란드에서 저녁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그 후로도 밤새도록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한 윤 대통령이 순방 중에도 자신과 통화를 하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었다는 취지로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 여권 인사는 “윤 대통령이 측근들의 그런 과시형 언행을 상당히 싫어하는 것으로 아는데, 박 의원의 입지가 좀 불안해졌다”고 말했다.

김기현 지도부에서 핵심 당직인 여의도연구원장을 맡는 등 부산 친윤계 초선 중 가장 앞서 나가던 박수영(남갑)의원의 입장도 좀 난처해졌다. 당내에서는 지난 3월 전당대회 당시 불거진 ‘나경원 축출 연판장’ 논란 등 고비 때마다 초선 집단행동을 주도하며 당의 친윤 단일 색채를 강화하는 데 앞장서온 일부 초선들이 김 대표 퇴진 이후 역풍을 맞는 분위기다. 당시 박성민, 강민국(경남 진주을) 의원 등이 주도한 연판장에는 박 의원도 참여했다.

이와 함께 집권 초기 ‘윤핵관’으로 불리던 윤한홍(경남 창원마산회원) 의원은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같은 압박을 받고 있고, 검사 출신으로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점식(경남 통영고성), 윤 대통령 인수위 행정실장을 맡았은 서일준(경남 거제) 의원 역시 최근 중앙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은 채 지역구 활동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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