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대유행 RSV 주의…입원환자 2배 증가
지난주 367명 발생 한달새 배로
0~6세 환자 72.2%, 심하면 폐렴
영유아를 중심으로 겨울철 유행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 유행하는 급성호흡기감염증인 RSV로 입원한 환자 수가 최근 4주 동안 약 2배 증가했다.
22일 질병관리청(질병청)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지난달 19~25일) 192명의 RSV 입원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달 셋째 주(10~16일)에만 367명의 입원 환자가 나왔다.
질병청이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218개를 대상으로 표본감시한 결과,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16일까지 한 달 동안 발생한 RSV 환자는 총 1027명이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 같은 기간 발생 환자(2018년 5147명, 2019년 3557명)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583명)과 비교하면 높았다.
RSV는 발열, 두통, 콧물, 인후통 등 감기 증상과 유사하지만 심하면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진행되는 제4급 법정 감염병이다. 특히, RSV는 0~6세 영유아의 발병 확률이 높고, 병원이나 산후조리원에서 집단 발병하는 사례가 많다. 최근 4주 동안 입원환자의 72.2%가 0~6세 사이의 영유아였다.
최근 10년 사이 RSV가 가장 유행했던 때는 지난 2018년이다. 이때 동래구, 사하구, 북구 등 부산 산후조리원에서도 RSV가 집단 발생해 해당 산후조리원을 폐쇄하는 일도 있었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10월 이후 산후조리원 집단 발생은 서울 1건, 경기 1건으로 아직 부산 집단 발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연도별 누적 RSV 입원환자 수를 보면 2018년 1만 6227명, 2019년 1만 1897명, 2020년 4390명, 2021년 743명, 2022년 8405명, 올해 지난 16일까지 1만 533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주춤하던 RSV가 다시 유행하는 셈이다.
질병청은 RSV가 감염된 사람과의 접촉이나 호흡기 비말을 통해 전파되므로, 산후조리원이나 영유아 보육시설은 감염예방을 위해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등원이나 등교, 입소를 자제하고 집에서 휴식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