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 착취물 보관한 대학생 항소심도 무죄받은 까닭
음란물 400기가 중 아동 성착취물 31편 보관
A 씨 “있는지 몰랐다”, “파일명 구분할 수 없어”
재판부 “피고인이 몰랐을 가능성 배제 어려워”
해외 인터넷 파일 저장 사이트에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내려받아 보관한 20대가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항소1-3부(이봉수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학생 A 씨에게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A 씨는 2019년 8월 3일 대구시 자기 주거지에서 휴대전화로 인터넷 파일 저장 사이트에 접속해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성 착취물 31개를 내려받아 6개월간 저장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재판 내내 ‘성인 음란물을 내려받았을 뿐 아동 성 착취물이 있는지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해당 인터넷 파일 저장 사이트에서 한 번에 수백 개에서 수천 개 음란물을 내려받았는데, 파일 이름이 문자와 숫자 배열로 이뤄져 아동 성 착취물을 구분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A 씨가 내려받은 전체 음란물 400기가 중 아동 성 착취물이 0.08%에 불과하고 이후 보관 과정에서 자동으로 삭제된 점을 참작할 때 A 씨 범죄를 증명할 수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A 씨가 “해당 파일이 저장된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역시 원심과 같은 판단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