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푸틴, 물밑에서 휴전협상 타진 중"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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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 관료 “푸틴, 현 점령지에서 전쟁 중단 원해"
이·팔 전쟁으로 서구권 관심 분산되자 협상 나선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오른쪽)과 함께 국방부 이사회 확대회의에 참석한 뒤 군사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해 2월 시작한 우크라이나 내 군사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오른쪽)과 함께 국방부 이사회 확대회의에 참석한 뒤 군사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해 2월 시작한 우크라이나 내 군사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휴전할 용의가 있다는 신호를 조용히 보내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렘린궁은 공개적으로는 호전적 어조를 보이고 있지만, 막후 외교채널에서는 승리 선언만 할 수 있다면 휴전 협상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크렘린궁과 가까운 2명의 러시아 전직 고위 관료와 미국 국제 관료를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이처럼 전했다.

미국 관료들은 기존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휴전 협상 가능성을 타진해온 사실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크렘린궁의 메시지는 이 같은 휴전 협상 타진이 재개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국제 관료는 “러시아는 '우린 휴전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한다. 그들은 현재 점령지에 그대로 남아 있길 원한다”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 상황을 휴전할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반격 시도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해 여론이 악화되고 있고 서방의 지원 의지도 약화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것도 러시아 입장에선 절호의 기회가 됐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같은 보도에 “개념적으로 잘못된 내용”이라고 답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실제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만 이는 우리의 목표 달성을 위할 때에 한해서만 그렇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에 영토를 넘겨주는 것을 전제로 한 휴전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9일 열린 회견에서 “러시아가 우리에게 보이는 것은 뻔뻔한 살상 의지뿐”이라고 일축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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