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도 급등에 선물한 책은 베스트셀러…한동훈 신드롬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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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론평판연구소 20~21일 조사서 대통령감 적합도 45%
기존 1위인 이재명 대표는 41%…오차범위 내 경합 양상
예비 고교생에 선물한 소설 ‘모비딕’은 베스트셀러 등극
여권 기대감 속 민주당은 필패 낙관론과 경계론이 충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1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1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50세 ‘정치 초보’ 경력으로 집권여당 당권을 거머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비대위원장으로 지목된 직후 호감도와 대통령감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기존 1위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경합을 벌이는가 하면, 한 지명자가 선물한 책이 서점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신드롬’ 수준이다.

한 지명자는 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지난 20~21일 실시한 여론조사(1006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포인트))의 차기 대통령감 적합도 문항에서 45%의 지지를 얻어 41%인 이 대표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호감도 역시 47%로, 42%를 보인 이 대표보다 높았다. 또 알앤써치·CBS노컷뉴스 조사(20~22일, 1020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도 한 지명자는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34.3%로 지지도를 얻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9.0%), 김한길 국민통합위원(5.2%),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5.1%) 등을 가볍게 제쳤다. 이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직전 조사(13~15일)보다 3.5%P 오른 38.1%를 기록했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 역시 38.8%로, 0.8%P 올랐다. ‘한동훈 비대위’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한 지명자가 지난 21일 예비 고등학생에게 선물한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이 실시간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하는 일도 일어났다. 한 지명자는 비대위원장을 수락, 법무부 장관 사퇴 의사를 밝혔던 지난 21일 예비 고교생과 어머니가 선물한 십자수 작품과 편지에 대한 답례로 이 책을 선물하면서 책 앞장에 ‘정성스러운 선물 고맙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제가 오늘 법무부에서 일하는 마지막 날입니다. 건강하세요’라는 내용의 친필 답장도 썼다. 모비딕은 한 지명자가 가장 좋은 하는 소설이다. 이 사실은 이 예비 고등학생이 지난 22일 한 장관 팬카페 ‘위드후니’에 관련 사진을 올리면서 외부에 알려졌고, 그 직후 책은 일부 온라인서점의 실시간 인기 도서 1위를 차지했다. 24일 오후 1시 기준으로도 모비딕은 교보문고 온라인 일간 베스트 9위·실시간 베스트 5위, 예스24 실시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있다.

한 지명자에게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면서 ‘물음표’ 상태인 한 지명자의 정치적 성패에 대한 여야의 ‘품평’도 연일 쏟아지고 있다. 특히 야당에서는 정치 초보이자 윤 대통령의 측근 검사 출신인 한 장관의 필패를 낙관하는 시각과 그렇게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라는 경계론이 충돌하는 양상도 벌어진다. 이와 관련, 한 지명자와 악연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권당 최고직에 검찰 출신 ‘왕세자’가 자리 잡았다. 12·12 쿠데타 후 5공 치하에서 ‘하나회’가 당정청 핵심을 틀어쥔 것의 재현”이라면서 “하나회는 ‘6·29 선언’으로 2인자 노태우 당선을 이뤄내고 집권을 연장했다. 한동훈도 노태우의 길을 가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정청래 최고위원 등 강경파 의원을 중심으로 한 지명자의 등장이 내년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며 ‘한나땡’(한동훈 나오면 땡큐)이라는 반응도 보인다.

반면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우리 당에서 ‘한나땡’을 말하는 분들의 1차원적 사고를 보니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면서 “한 지명자는 윤 대통령과는 아주 다른 사람이다. 냉철한 판단과 강력한 실행으로 여당을 변화시킬 능력이 있다”고 경계심을 표출했다. 이날 회동한 민주당 출신의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혁신에 나섰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민주당의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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