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민 100명 모여 1년간 정책 140건 발굴 '성과'… 박원현 양산시민통합위원장
여성 점주 안전 위한 안심 벨 등
정책 제안 채택률 48.9% 달해
옥상옥 위원회 우려 불식시켜
시민 위한 통합위 되도록 노력
“저를 포함해 시민통합위원회 위원 100명이 36만 양산시민의 불편 해소를 위해 열정적으로 보낸 한 해라고 자평합니다.”
최근 출범 1주년을 맞은 박원현(69) 양산시민통합위원장은 “시민통합위 출범 당시 100명이라는 인원과 기능 중복 등으로 ‘옥상옥 위원회’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1년간 성과를 볼 때 ‘기우’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시민통합위는 출범 1년 동안 5개 분과에서 72차례 회의를 열고 140건의 정책을 발굴·제안했다. 시민통합위는 경제산업과 문화자치, 복지교육, 안전환경, 도시개발 등 5개 분과가 있으며, 전문가와 시민 100명으로 구성됐다. 발굴·제안 중 60%인 84건이 정책 제안으로 권고됐고, 48.9%인 41건이 정책화 과정에 있다.
“일반 제안이 정책 제안으로 채택되는 비율이 20% 미만에 그치는 점을 미뤄볼 때 시민통합위 제안 채택률 48.9%는 엄청 높은 수치입니다.”
박 위원장은 “KTX 정차로 인한 물금역 명칭 변경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장벽 없는 양산프로젝트’, 여성 1인 점주 안전을 위한 ‘안심 벨 지원’, 휴양림과 숲애서·캠핑장 등 전화 예약 추가 제안 등은 시민 목소리가 정책으로 그대로 반영된 게 대표적인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내년도 예산에 반영된 제안도 ‘대운산 휴양림 객실 리모델링’과 ‘여성 1인 점주 안심 벨 지원사업’ 등 18건에 달한다”며 “정책이 실행되면 시민 편의가 증진되는 선순환 효과 기대는 물론 시민통합위의 존재 이유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쉬움도 토로했다. 최근 시가 설문조사까지 완료했지만, 유보한 ‘KTX 정차에 따른 물금역 명칭 변경’ 건이다. 박 위원장은 “시민 10명 중 6명 이상이 역명 변경에 찬성한 만큼 물금역이 문을 연 지 118년 만에 KTX가 정차하는 역사적인 일과 동시에 역명 변경이 이뤄지는 것도 (개인적으로)좋은 방안일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내년에도 36만 시민 목소리를 수렴하고 시민 눈높이와 뜻에 맞는 정책을 발굴해 시에 잘 전달하겠다”며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시민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시민을 위한 시민통합위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1953년 양산 북부동에서 8남매 장남으로 태어났다. 농사짓는 가정에 태어난 그는 어릴 때 ‘장사를 해 돈을 벌자’는 생각을 가졌고, 고교 때 배운 주산과 부기 등으로 1977년 서울 무역회사에 취직했다. 1989년에는 어릴 때 꿈 실현을 위해 퇴직해 동대문시장에서 가죽 도매업으로 돈을 벌었다.
“1994년 스키를 타다 하반신 마비가 올 만큼 크게 다친 뒤 지인 소개로 ‘벌침’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1999년 귀향 후 2005년부터 벌침 전문가를 찾아다니면서 관련 공부는 물론 침술과 양봉 기술을 배웠습니다.”
박 위원장은 2009~2020년 동원과기대 평생교육 교수로 재직하면서 벌침 강의와 함께 관련 봉사 단체를 조직, 15년째 무료 벌침 봉사를 이어 와 ‘벌침 박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는 “전국에 500명이 넘는 벌침 제자는 물론 직접 무료 벌침 봉사만 연 1만 명이 넘을 것”이라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벌침 봉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인생 전환점에서 선택한 봉사로 평온을 얻었습니다. 봉사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자신)를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