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바다 위 짜장면 배달" 해양 정복한 부산인들
조원우·황의철·송건호·이대호
21일 밀락더마켓에서 토크쇼
20~70대 참석자들 질문 줄이어
강연자 노하우에 남다른 관심
“왜 해양에서만 드론 사업을 벌이나요?” “슬럼프를 어떻게 이기셨나요?” “사업성이 크지 않을 것 같은데요?”
지난 21일 오후 부산 수영구 밀락더마켓에서 열린 ‘2023 해양산업 르네상스’. 각각의 강연이 끝나자 20대부터 70대까지 참석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부산 바다를 매개로 성공을 이룬 강연자의 노하우에 남다른 관심을 나타냈다.
부산일보사와 한국해양산업협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요트 금메달리스트 조원우 선수, 황의철 해양드론기술 대표, 송건호 링스업 대표, 이대호 전 야구선수가 차례로 강연자로 나섰다.
조 선수는 요트가 알려진 것처럼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조 선수는 “해운대 요트경기장에 가면 일반인이 체험하는 프로그램들이 잘 돼 있고, 공동 장비도 구비돼 있다”면서 “저도 생각보다 많은 사비를 들여 요트를 시작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외국에서 요트 타기 가장 아름다웠던 곳은 이탈리아 팔레르모 ‘몬델로 비치’를 꼽았다. 조 선수는 “바다에서 육지를 보면 정말 아름답다”면서 “요트가 비인기 종목이지만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황 대표는 “우리나라 해양에서 할 일이 굉장히 많다고 느껴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만든 해양드론기술은 국토부로부터 국내 첫 번째 드론 배송 사업자 면허를 받은 업체다. 육지에서 해양 선박에 필요한 물품을 배송해 주는 역할을 한다. 참치 어군을 탐지하는 드론 기술도 확보해 최근 세계 최다 참치선단을 보유한 사조산업과 관련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해양대 출신인 그는 해군 조종사로 근무한 뒤 항공사에 취업해 드론 개발 업무를 맡았다. 배, 비행기, 무인기 등을 모두 경험한 독특한 이력을 키워간 셈이다. 황 대표는 “창업 후 코로나19가 터져 선원들이 육지에 내리지 못했다”면서 “그때 어떤 선원에게 짜장면을 배달해 줬는데, 그분이 ‘1년 만에 육지의 맛을 느끼게 해줘서 감사하다’며 문자를 보냈다. 같은 해양인으로서 돈이 안 되도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을 계속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황 대표가 미래사업으로 강조한 ‘드론택시’에 대해서도 참석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한 참석자는 가덕신공항에서 해운대까지 연결하는 드론택시 사업 계획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시에서 며칠 전 관련 사업과 관련된 회의를 하기도 했다”면서 “지금은 작은 움직임이지만 몇 년 안에는 구체적인 계획들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링스업 송 대표는 과거 킹크랩 사업 실패 등 어떤 과정을 거쳐 사업을 일궈냈는지를 참석자들과 공유했다. 링스업은 각 어종의 수출입 현황 등 수산 유통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구축해 주목을 받고 있다. 송 대표는 “여러 해외 출장을 통해 우리 수산업계에 어떤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지 많이 고민했다”면서 “수산물의 약점인 가시, 냄새, 조리 힘듦 등을 개선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특별 초청으로 행사장을 찾은 이대호 전 선수에게는 스포츠, 해양 등 여러 분야에 대한 참석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 전 선수는 “일본 후쿠오카, 미국 시애틀 등 모두 해양도시에서만 야구를 했는데 그중 부산은 제일 아름답고 살기 좋은 도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