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다시 3% 시대… 대출금리도 더 내릴 듯
5대 시중은행 최고 금리 연 3.75%
고정형 주담대 금리 덩달아 하락
은행권의 예금금리가 연 3% 중후반대까지 떨어졌다. 금융당국의 수신 경쟁 자제령 속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겹치며 예금금리의 준거 금리가 되는 은행채 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다.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하락하자 수신고 이탈을 우려했던 저축은행들도 다시 예금금리를 인하하고 나섰다.
24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표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3.75%로 나타났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연 3.90% 수준이던 최고 금리가 불과 일주일 새 0.15%포인트(P) 하락한 것이다. 지난달 초(연 3.95~4.05%)와 비교하면 금리 상단은 0.30%P나 하락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과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이 연 3.75%로 나타났다. 하나은행(하나의정기예금)과 우리은행(WON플러스예금), 신한은행(쏠편한 정기예금)의 경우 연 3.70%로 집계됐다. BNK부산은행의 경우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5대 은행보다 소폭 높은 연 3.80%로 나타났다.
저축은행도 금리 내리기에 나섰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4.00%로 지난달 초 연 4.12%와 비교해 0.12%P 떨어졌다. 통상 저축은행들은 수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시중은행보다 약 1%P 높게 정기예금 금리를 제공하는데, 현재 상당 수의 저축은행들이 연 3%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그만큼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낮추며 저축은행들도 숨통이 트였다는 뜻이다.
대출금리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8일부터 대출금리가 5년 간 유지되는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연 3.39~4.79%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 15일(연 3.66~5.06%)과 비교해 0.27%P 낮아진 것인데 국민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하단이 연 3.5% 이하로 떨어진 것은 2년 3개월 만의 일이다. 특히 지난 10월 30일(연 4.39%)과 비교해서는 금리가 1%P 급락했는데, 이는 미국의 긴축 종료 기대감과 함께 국내외 채권 금리가 안정된 모습을 보인 영향이다. 농협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다른 은행들 역시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상당 폭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변동형 주담대의 경우 금리가 일부 상승했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은행채 금리에 연동돼 시장의 금리 변화를 비교적 빠르게 반영하는 반면 변동형의 경우 대부분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되기 때문에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에 따라 이를 반영해 오르거나 내린다. 최근 예금금리 하락에도 11월 코픽스는 전달 대비 0.03%P 오른 4%를 기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장 대출을 받는다면 이자를 적게 낼 수 있는 고정형이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예금금리 하락 등으로 코픽스가 인하될 경우 6개월 마다 바뀌는 변동형 주담대의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