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에 ‘올인’ 개미들…연간 수익률 15%
NH투자증권, 거래 고객 200만 명 계좌 분석
순매수 1위 POSCO홀딩스
회전율 낮을 수록 수익률 좋아
올 한 해 개인투자자들은 연령대와 자산 규모를 막론하고 2차전지에 ‘올인’하는 매매 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NH투자증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연간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POSCO홀딩스로 집계됐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각각 2·3위를 차지했고, LG화학이 4위, 포스코퓨처엠이 5위였다. 이들 모두 2차전지 대형주다.
이 같은 2차전지 쏠림 현상은 하반기에 더욱 두드러졌다. 상반기에는 순매수 상위 종목 1~10위권 안에 카카오·네이버·엔씨소프트 등 다른 업종도 다수 존재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LG전자를 제외한 9개 종목 모두 2차전지 관련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 쏠림 현상은 연령·자산을 막론했다. 6개 연령대 구간(19세 미만·20대·30대·40대·50대·60대 이상) 전부 1등 순매수 종목은 POSCO홀딩스로 나타났다. 반면 순매도 1·2위 종목은 전 연령대에서 모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집계됐다.
모든 연령대의 개미투자자들이 반도체 대형주를 팔아 2차전지에 집중 투자한 셈이다.
6개 자산 구간(△10억 원 이상 △5억 원 이상∼10 억원 미만 △1억 원 이상∼5억 원 미만 △2000만 원 이상∼1억 원 미만 △500만 원 이상∼2000만 원 미만 △500만원 미만) 가운데 최상위(10억 원 이상) 구간을 제외한 나머지에서 순매수 1위 종목은 POSCO홀딩스로 나타났다. 2∼3위도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LG에너지솔루션·LG화학 등 2차전지 대형주가 돌아가며 차지했다.
최상위구간만 유일하게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가 1위에 올랐다. 2위는 LG에너지솔루션, 3위는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였다.
NH투자증권 조혜선 압구정 자산관리(WM)센터 프라이빗뱅커(PB)는 “고액 자산가들은 개별 종목보다는 시장 전체를 보고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 연간 주식시장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해 인버스 ETF에 집중 투자한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익률만 놓고 볼 때 올해 개인들의 2차전지 투자는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이들의 연간 수익률은 약 14.8%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19세 미만의 수익률이 17.2%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13.8%로 가장 낮았다. 두 연령대의 순매수·순매도 상위 종목군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회전율이 변수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회전율은 투자자가 얼마나 빈번하게 사고 팔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통상 투자자가 주식을 한 번 사고팔아 1회전을 마치면 회전율은 100%다.
성별 기준으로도 유사한 양상을 띠었다. 회전율(181.2%)이 상대적으로 높은 남성 투자자의 수익률은 13.6%로, 회전율이 134.7%인 여성 수익률(16.0%)보다 낮았다.
한편 이번 조사는 NH투자증권이 자사 국내주식 거래 고객 197만 2700명(225만 9942개 계좌)의 연초 이후 지난 20일까지 투자 패턴을 분석한 결과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