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1번지’ 통영 관광지도 확 바뀐다…어떻게?
세계적 복합해양레저도시 발돋움 목표
코레이트 자산운용 7000억 민자 유치
바다온천 기반 하이엔드 호텔&리조트
30년 방치 도남관광지 정상화 1400억
정부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 1200억 등
경남 통영 관광지도가 바뀐다. 상대적으로 낙후한 동부권을 중심으로 민간자본 1조 원을 투자해 하이엔드급 관광휴양단지를 개발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복합해양레저도시로 발돋움할지 주목된다.
25일 통영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서울시 강남구에 본사를 둔 코레이트 자산운용, 바다온천 개발사 (주)중앙HK와 7000억 원 규모 민자 유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용남면 원평리 일원 200만㎡를 호텔과 해상리조트, 골프장 등을 갖춘 최고급 휴양지를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토대로 용출온도 45도, 일일취수량 1100t에 달하는 양질의 바다온천수 기반 고급 호텔&리조트와 몰디브형 해상호텔, 27홀 골프장을 비롯해 지역민을 위한 다양한 공공편익시설도 들어선다. 경영은 브랜드 파워가 높은 글로벌 그룹을 유치해 차별화를 꾀한다.
지난해 민선 8기 출범과 동시에 미래혁신추진단을 신설해 프로젝트 기본구상을 마친 시는 1년 가량 물밑 작업을 벌인 끝에 잭폿을 터트렸다. 천영기 통영시장은 “미래형 관광도시로 재도약하는 데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선 9월에는 30년 넘게 허허벌판으로 방치된 도남관광단지 정상화를 위해 금호석유화학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금호 측이 2028년까지 1400억 원을 투자해 도남관광지 내에 200실 규모 최고급 리조트와 요트라운지, 오션사이드바, 실내스포츠파크 등의 다양한 부대시설을 건립하는 조건이다.
도남관광지는 1983년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당시 금호개발은 1989년 경남도와 협약을 맺고 도남동 647번지 일대 8만 874㎡를 200억 원에 사들였다. 금호는 협약에서 1992년까지 2000억 원을 투입해 콘도 2개 동과 마리나 시설, 해양 레저타운, 조각공원, 이벤트 광장을 갖춘 종합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실제 완료한 사업은 650억 원 상당의 콘도 1동과 요트 계류장, 스포츠센터가 전부였다. 금호 측은 1995년 이후 무려 14차례나 사업계획을 변경하며 시간만 끌었다.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지역사회는 끊임없이 약속 이행을 촉구했지만 역부족. 시의회까지 나서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며 압박해도 외면했다.
꿈쩍 앉던 금호 측을 돌려세운 건 통영시의 끈질긴 설득과 정부 120대 국정과제로 선정된 ‘한국형 칸쿤’ 프로젝트였다. 칸쿤은 멕시코에 위치한 세계적 휴양지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초 업무보고를 통해 2030년까지 칸쿤처럼 놀거리, 볼거리, 먹거리, 쉴거리 등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융‧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5곳을 전국에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상지는 지자체 공모를 통해 선정한다. 관건은 민‧관 협력이다. 1곳당 사업비가 1조 원 안팎으로, 민간 기업 참여와 투자가 필수다. 경남도와 도남관광단지를 중심으로 밑그림을 그려온 통영시는 이를 금호 측에 제안했고, 마침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 KTX) 개통과 가덕신공항 개항에 맞춰 폭증할 남해안 관광 수요에 주목해 온 금호 측이 마침내 투자를 결심했다.
지난 22일에는 현 정부 국정과제인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계획’에 12개 사업 1200억 원 상당이 반영됐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남부권에 산재한 관광자원을 연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마흔 개의 스토리가 있는 K-관광벨트를 목표로 2033년까지 10년간 3조 원을 투입한다. 통영시는 강구안 미디어 미항연출, 오션뷰케이션, 지리망산 오션뷰 조망시설, T-UAM 관련 버티포트 구축, 섬 통합 관광 브랜드 개발, 고양이섬 한류 관광 상품화 등을 추진한다.
통영시 관계자는 “야관관광 매력과 섬마다 특색 있는 요소를 더해 방문객이 하루 더 머물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지금도 다수의 대기업과 민자 유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성과로 증명해 보이겠다”고 자신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