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이룰까…26일부터 국내서 ‘담금질’
서울 시내서 16명 체력 훈련 시작
28일 오전 최종 명단 26명 발표
손흥민·황희찬·김민재도 추후 합류
내달 6일 이라크와 최종 평가전
강산이 여섯 번 변하고도 4년이다. 1960년 제2회 아시안컵에서 한국 축구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뒤 64년이 흘렀다. 그동안 아시아를 호령하며 월드컵 4강 신화도 이뤘지만 유독 아시안컵과 인연이 없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6일 국내 소집을 시작으로 ‘아시안컵 모드’에 돌입한다. 목표는 우승이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으로부터 한국 축구 지휘봉을 넘겨 받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올 3월 취임 인터뷰에서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다. 이 결과로 평가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대표팀 감독이 취임 일성으로 ‘아시안컵 우승’을 공약한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한국 축구에게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는 가깝고도 먼 존재였다.
한국 축구는 아시아의 맹주에 걸맞게 1956년과 1960년 제1·2회 아시안컵에서 2연속 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15차례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1972·1980·1988·2015년 4차례 결승에 올랐지만 매번 준우승에 그쳤다.
그 사이 일본은 4차례(1992·2000·2004·2011년), 사우디아라비아(1984·1988·1996년)와 이란(1968·1972·1976년)이 3차례씩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올 3월부터 본격적으로 태극전사들을 조련한 클린스만 감독은 초반 5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이후 클린스만호는 올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1-0)에서 첫 승리를 맛본 뒤 튀니지(4-0)·베트남(6-0)과 평가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싱가포르(5-0)·중국전(3-0)까지 연거푸 승리하며 ‘무실점 5연승’을 달리고 있다.
올 한 해 예행연습을 끝낸 클린스만호는 26일 서울 시내 호텔에서 국내 소집훈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아시안컵 준비에 들어간다. K리그를 끝낸 국내파 선수들과 전반기 일정을 마친 해외파 선수 등 16명이 26∼31일 실내에서 체력 단련 위주로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클린스만 감독은 KFA를 통해 “여러 선수들이 시즌을 마치고 많이 지쳐있는 상태에서 대회 준비를 시작해야 해, 선수들이 적절한 휴식과 훈련을 통해 최상의 컨디션을 갖추고 카타르로 떠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훈련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골키퍼로 조현우(울산)·송범근(쇼난 벨마레), 수비수는 김영권·정승현·김태환·설영우(이상 울산)·김진수(전북)·이기제(수원)·김주성(서울), 미드필더로 이재성(마인츠)·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정우영(슈투트가르트)·문선민·박진섭(이상 전북)·이순민(광주), 공격수는 조규성(미트윌란)이 우선 소집된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뮌헨)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빅클럽’에서 뛰는 유럽파도 내년 초 소속팀을 떠나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클린스만호는 28일 오전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설 26명 최종 명단을 발표하고, 내년 1월 2일 UAE 두바이로 출국한다. 6일 이라크와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 뒤, 10일 결전지인 카타르에 입성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클린스만호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바레인(랭킹 86위·역대 전적 11승 4무 1패), 요르단(랭킹 87위·역대 전적 3승 2무), 말레이시아(랭킹 130위·역대 전적 26승 12무 8패)와 조별리그 E조에서 16강 티켓을 놓고 경쟁한다. 다음 달 15일 바레인전을 시작으로 20일 요르단, 25일 말레이시아(이상 오후 8시 30분)와 차례로 격돌한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