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자위는 자기애
아직도 자위, 특히 여성의 자위를 부정적 시각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오로지 무지의 소치이므로 이런 생각을 하는 분에겐 현대의 성학을 공부하시기를 권유한다.
자위는 매우 개인적이고 사적인 행위로 우리의 성적 표현 중 가장 정상적이고 가장 건강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면 누구나 성 만족, 성 쾌락, 성 행복을 누릴 기본 권리가 있다. 여자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어느 날 우연히 아내가 자위하는 것을 목격하곤 더 이상 아내와 섹스를 못 하겠다고 호소하는 남자도 봤는데 이래서는 정말 곤란하다. 이때는 그저 모른 척했거나 오히려 ‘혼자 그러지 말고 내가 도와주마’라고 나섰어야 했다.
자위를 전에는 손으로 한다는 의미로 수음 또는 영어로 ‘핸드 플레이’라고도 했는데 요즘은 잘 안 쓴다. 오히려 자기 자신에 대한 성 행동이란 의미의 ‘자기애’란 말을 쓰기도 한다.
그런데 자기애는 우리에게 오해의 소지가 있다. 오래전부터 소위 ‘나르시시즘’을 우리나라에서 자기애로 번역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둘은 오히려 반대의 의미가 있다. 나르시시즘은 지나치게 자기 자신이 뛰어나다고 믿거나, 아니면 지나치게 자신을 사랑하는 자기중심성 성격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반면 자기애는 자신에 대한 건강한 배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자신의 안녕을 중시하고 우월감이나 외적 타당성에 과도한 초점을 두지 않고 개인적인 장단점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애는 자기 자신과의 균형적이고 긍정적인 관계를 장려하는 반면, 나르시시즘은 자기중심성으로 이어져 잠재적으로 인간관계와 전반적인 안녕을 해치는 경향이 있다.
어쩌면 자기애는 내 안에 가장 친한 친구가 있는 것과 같다고 보아도 좋다. 그런 의미에서 자위 또한 내 안에 있는 누구와 성적 교감을 한다고 생각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즉 자위는 자기애의 실천 중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예부터 여자가 성을 밝힌다는 사실에 저항을 느껴 여자의 자위를 인정하기 꺼렸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여자가 성에 대해 너무 많이 아는 것을 경계했고 그래서 칠거지악에 ‘음거(음탕한 여자는 내쫓는다)’를 포함했었다. 그러나 한마디로 성적 쾌락은 예나 지금이나 남자만의 전유물이 절대 아니다.
남편이 있는 여자들은 자위 때 죄의식 같은 것을 느끼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이는 자위 그 자체보다도 이때 의식 또는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성적 환상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 또한 매우 생리적인 현상이므로 전혀 민망하게 느낄 필요가 없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자위행위야말로 원하는 성적 만족을 얻고 성적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므로 결코 백안시해서는 안 된다. 오르가슴 타령을 많이 하지만 꼭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든 즐거움을, 아니 자기에 대한 사랑을 느꼈으면 그로서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