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천장 넓혀 앞니 물리고 주걱턱도 교정… “코 숨쉬기가 핵심”
MARPE를 활용한 교정 치료
교정용 나사 심어 위턱뼈 확장
성인도 치아 힘 덜 주면서 가능
입으로 숨 쉬면 개방교합 발생
턱뼈 벌리면 코로 호흡 쉬워져
혀 안 내밀고 위턱 견인도 가능
비염 등 다양한 질환에도 효과
위아래 앞니가 뜨거나 아래턱이 위턱보다 발달된 소위 주걱턱은 교정 치료를 특히 고려한다. 발음이 새거나 음식을 잘 씹지 못하고, 입안이 마르고 충치가 생기는 등 여러 불편 때문이다. 최종석치과의원 최종석 원장은 “상악골(위턱뼈)을 효율적으로 확장하는 장치인 MARPE(마르페)가 사용되면서 수술 없이도 교정 효과는 물론 호흡 개선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최 원장의 도움말로 MARPE를 활용한 교정 치료와 교정에서 호흡의 중요성을 알아본다.
■MARPE를 활용한 교정 치료
MARPE는 교정용 미니 임플란트를 이용해 빠르게 입천장을 확장하는 장치(Miniscrew Assisted Rapid Palatal Expander)라는 뜻이다. 입천장에 작은 교정용 나사를 심어서 좌우 한 쌍의 뼈로 구성된 위턱뼈(상악골)를 직접 벌려 입천장을 넓힌다. 1990년대 후반 도입됐고 최근 MARPE의 일종인 MSE(Maxillary Skeletal Expander)를 중심으로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위턱을 확장하는 장치는 입천장을 넓혀 치아를 고르게 배열할 공간을 확보하고 위아래 턱뼈의 폭을 맞추는 원리다. 기존의 확장 장치는 치아를 잡고 힘을 가해서 위턱뼈를 좌우로 미는 방식이었다. 성장기 아동은 아직 위턱뼈가 완전히 붙지 않아 치아에 무리한 힘을 주지 않으면서 어느 정도 벌려 줄 수 있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 좌우 위턱뼈가 중앙에서 붙고 갈수록 맞물리기 때문에 치아만 밀려나기 쉬웠다.
최종석 원장은 “MSE를 비롯한 MARPE는 입천장에 심은 작은 나사를 이용해 뼈에 직접 힘을 가해서 위턱뼈 전체를 확장하기 때문에 치아에 힘을 거의 주지 않으면서 입천장을 보다 수평적으로 넓힐 수 있고, 시술 후 다시 좁아지는 재발률도 적다”면서 “실제로 10세 안팎 아동부터 많게는 60세 정도의 성인까지 성공적으로 시술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코로 호흡하는 습관이 핵심
MARPE를 활용한 교정 치료는 개방교합과 주걱턱에 특히 도움이 된다. 개방교합은 치아를 물었을 때 위턱과 아래턱의 앞니 사이가 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앞쪽 부분 윗니가 아랫니를 약간 덮어야 정상인데 덮이지 않고 틈이 생기는 것이다. 개방교합은 위턱보다 아래턱이 더 발달한 주걱턱과 동반해 나타날 때가 많다.
최종석 원장은 “개방교합과 주걱턱은 유전적 요인 등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코가 아니라 입으로 호흡하는 습관에서 유발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입으로 호흡하면 혀를 구강 아래쪽에 두기 쉽고, 입술이 마르고 마른 입술에 침을 묻히는 일이 반복돼 입술을 붙이기 어려워진다. 이 과정에서 아래턱뼈가 자극을 받아 더 발달하면 주걱턱이 되고, 혀와 입술 위치가 잘못되면 치아 배열에 영향을 미쳐 개방교합이 되기 쉽다.
MARPE는 이런 호흡 습관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미간 근처에서 위턱 앞니까지 위턱뼈가 확장되면 바로 위 코뼈 주변 공간(비강)도 넓어져 코로 호흡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혀를 내미는 습관도 개선돼 개방교합이 교정되고 위턱을 앞으로 당겨 양악수술 없이 주걱턱을 교정할 수도 있다. 최 원장은 “90% 이상 호흡이 확실히 개선된다. 만성 비염 환자는 코로 호흡할 수 있게 된 걸 더 고마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MARPE 시술 절차와 주의점
상담을 통해 위턱이 좁거나 성장이 덜 됐는지, 코로 호흡을 잘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본 뒤 MARPE 시술 여부를 결정한다. 시술 후 한 달 정도면 입천장 확장 효과와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혀를 내밀지 않도록 습관을 개선한다면 짧게는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만에 개방교합이 뚜렷하게 교정되기도 한다. 최소 6개월 이상 장치를 유지하는 것이 좋고, 가능하다면 치아를 이동시키는 단계에도 이 장치를 사용한다.
입천장의 위턱뼈에는 신경이 없어 나사를 심을 때 통증은 크지 않지만, 마취가 풀리면 2~4시간 정도 아플 수 있다. 위턱뼈가 확장되면서 광대뼈도 아주 약간 넓어질 수 있고, 상당 기간 입천장에 장치가 있으면 불편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사람마다 다른 구강 특징에 맞춰 정확하고 정교하게 시술하는 곳을 택한다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 단, 나이가 많거나 턱뼈 힘이 센 경우 실패율이 높아질 수 있다.
최종석 원장은 “교정에서 코로 호흡하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고, 호흡은 신체의 여러 부분과 연결돼 있는 만큼 MARPE를 이용한 치과적인 호흡 개선은 교정뿐 아니라 다양한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