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 폐쇄 영업소 재개장… 상생금융 공 들인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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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연3동 창구 2년 만에 다시 열어
주민 화색 첫날부터 발길 이어져

점포 다이어트 추세 역발상 의미
수익성보다 시민 불편 해소에 주력
고령자 많은 곳 등 추가 개설 검토

지난 7일 2년 2개월 만에 재개점한 부산은행 대연3동 영업소. BNK부산은행 제공 지난 7일 2년 2개월 만에 재개점한 부산은행 대연3동 영업소. BNK부산은행 제공

비대면 거래 활성화와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은행권이 영업 점포를 줄이는 ‘점포 다이어트’에 대거 나선 가운데, BNK부산은행이 이례적으로 폐쇄한 점포를 2년 만에 재개점하는 실험에 나섰다. 비대면 거래를 쉽게 하지 못하고 거주지 인근에 점포가 없는 ‘금융 사각지대’ 시민들의 불편을 더는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5일 부산은행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지난 7일 부산 남구 대연3동에 대연3동 영업소를 개점했다. 남구 황령터널 윗쪽 남부경찰서 인근에 위치한 대연3동 영업소가 문을 열자, 첫날부터 고객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작은 영업소에 개점 첫날부터 사람들이 몰려드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 지역에 은행 영업소가 생긴 건 2년 2개월 만이다. 부산은행 대연3동 영업소가 수익성 등을 이유로 2021년 10월 문을 닫은 뒤 지역에서 은행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대연3동 영업소는 남천동지점으로 통합됐으나 남천동과 대연3동은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생활권이 달라 주민들이 큰 불편을 호소했다.

부산은행은 대연3동 일대에 자동화기기를 기존 2대에서 4대까지 늘리고 80여 회가량 이동 점포를 운영했지만 주민들의 불편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산은행은 주민 불편이 지속되자 지난 8월 내부 회의를 거쳐 대연3동 영업소 재개점을 추진하기로 했다. 비대면 거래가 쉽지 않은 고객층이 많은 지역, 인근에 은행이 많지 않은 지역을 우선 대상으로 검토한 결과 대연3동 영업소가 재개점 대상 점포로 선정됐다.

이 같은 재개점은 최근 은행권에 대세로 자리 잡은 점포 줄이기를 역행하는 것이어서 의미를 더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17개 은행 영업점 점포 수는 총 5736개로 1년 만에 200여 개가 문을 닫았다. 4년 전인 2019년(6742개)과 비교하면 15%가 줄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점포 수는 2019년 말 기준 4501개에서 올 상반기 3712개로 17.2% 감소했다.

5대 시중은행의 현금 자동화기기 총 설치대수도 2만 1331대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만 7419대)과 비교해 22.2% 줄었다. 부산은행은 점포를 2021년 215개에서 2022년 213개로 줄인 이후 현재까지 점포 폐쇄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020년 이후 600개 정도 가까운 은행 점포들이 사라졌다. 어려운 시기에 노인 등 금융 소외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점차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은행 점포 수 줄이기를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노인 이용이 많은 복지관이나 금융 소외지역에 영업소 등을 추가로 개설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며 “수익성보다는 공익성과 주민 이용 편리성을 중심으로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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