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울 주말 열차표 ‘하늘의 별 따기’… 승객들 발 동동
KTX·SRT 역대급 승객 증가
주말 좌석 매진 사례 잇따라
항공권 가격 비싸 대안 안 돼
“주말엔 KTX 표를 못 구해 ‘대피 도우미’ 좌석도 감지덕지합니다.”
주말부부여서 울산과 서울을 오가는 일이 잦은 고준영(36) 씨는 주말마다 KTX 표 구하기 난리통을 겪는다. 일반실, 특실 가릴 것 없이 매진 사례가 벌어지기 일쑤다.
추가 비용을 물고 승무원을 돕는 자리인 대피도우미 좌석(서울~부산 운행)을 끊을 때도 잦다. 취소표라도 구하려고 예매 앱을 몇 시간씩 켜놓기도 한다.
부산·울산과 서울을 오가는 열찻길, 하늘길이 막히고 있다. 주말에는 1주일 전에 KTX와 SRT 좌석 매진이 반복된다. 항공편도 코로나19 종식 후 주말 가격이 10만 원대로 치솟아 대체재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
특히 부산을 찾으려는 외국인, 가족 등 소규모 단체 관광객이 ‘부산행 티켓’을 못 구해 발길을 돌리는 실정이어서 지역 관광 활성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25일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부산역에서 KTX를 탄 승차 승객은 585만 1852명이다. 12월 승객을 감안하면 올 한해 승차 승객 수는 2019년 603만 131명을 넘길 전망이다.
11월까지의 부산역 KTX 하차 승객도 569만 6325명으로 2019년 하차 승객 594만 2348명에 육박했다. 하차 승객도 12월 집계를 더하면 2019년을 웃돈다. 공사 관계자는 “연말 여행 수요까지 겹쳐 주말 표 구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SRT는 올해 하루 평균 승객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올 11월까지 하루 평균 이용객은 7만 1906명으로 지난해 6만 6033명을 넘어섰다. SR 관계자는 “올해 9월부터 월~목요일 SRT 열차는 부산 좌석 공급을 매일 300석씩 늘렸다”며 “수요가 많은 금~일은 최대한 가동 중이며 예전처럼 공급 좌석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KTX나 SRT 모두 예매에 실패하면 대안을 찾기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몇 시간씩 예매 앱을 지켜보면 표 1장 구하는 데 그친다. 가족 방문객이나 소규모 여행팀은 표를 못 구해 부산·울산 여행을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하늘길도 대안이 못 된다. 김해공항 국내선 항공권은 주말 표를 구할 수는 있으나 편도 가격이 10만 원을 넘길 때도 있다. 3~4인 여행팀이 서울~부산을 오가려면 비행깃값만 60만~80만 원이 든다. 열차보다 1.5~2배 비싼 셈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나 연말연시 등 관광 시즌에는 부산행 티켓 잡기가 더 어렵다. 이동 수단 제약이 부산 관광 활성화에 큰 제약 요인이 됐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최근 ‘15분 도시 비전투어’에서 “요즘 많은 관광객이 부산을 찾는데 KTX와 SRT 표 구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