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산업 활력도 6년째 하락세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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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5515개 지역 기업 활력지수
지난해 83.6…2016년 이후 침체
가장 비중 큰 제조업 수치 최저

부산상공회의소. 부산일보DB 부산상공회의소. 부산일보DB
부산상의 제공 부산상의 제공


부산 기업들의 전반적인 활력이 2016년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 주력산업인 제조업이 지역 산업 업종 가운데 활력이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주력 업종의 체질 약화가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부산의 산업구조에서 제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제조업 활성화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이 절실하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6일 한국평가데이터와 함께 부산에 위치한 1만 5515개 기업을 대상으로 매출액, 총자산회전율, 종사자수 등을 분석한 ‘2022년 부산지역 산업활력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기업 재무 등 정량지표를 활용해 실태 파악과 연도별 성장 변화를 확인하는 ‘산업활력지수’가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상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2년 부산 산업활력지수는 83.6이었다. 2016년을 기준연도(100)으로 했을 때 2017년(96.3), 2018년(91.2), 2019년(87.5), 2020년(83.7) 등 하락세가 꾸준히 이어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됐던 2021년(81.9)보다는 소폭 반등했지만, 침체는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기업의 경영 등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부문별로는 경영활동성(84.5), 영업활동성(84.0), 고용활동성(82.2) 순이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기업 매출액이 2022년 들어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영업활동성은 2021년(77.8)보다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영과 고용활동성은 전년보다 각각 0.7포인트(P), 0.4P 떨어졌다. 이는 2016년 대비 총자산회전율, 고용인원, 매출규모 등에서 지역 기업의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부산상의 제공 부산상의 제공

업종별 활력지수에 따르면, 부산의 주력산업으로 꼽히는 제조업의 활력지수는 81.6에 그치면서 지역 산업에서 가장 활력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조사 대상 기업 중 28.9%(4485개 업체)를 차지했으며, 부문별 활동성은 경영(85.0), 영업(82.9), 고용(76.4) 모두 저조했다. 특히 고용활동성의 경우 기준연도에 비해 무려 23.6 포인트(P)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제조업의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현실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실제로 조선기자재의 경우처럼 업종 호황에도 불구하고 인력을 수급하지 못하는 지역 주력 업체들이 상당수다.

이에 반해 조사 대상 기업의 4.3%(664곳)에 불과한 정보통신업의 활력지수는 전년(89.5)보다 큰 폭으로 오른 95.6으로, 업종 가운데 활력도가 가장 높았다. 정보통신업의 부문별 활동성을 살펴보면, 경영(86.5), 영업(99.5), 고용(100.7) 등 전반적으로 산업 평균 대비 월등히 높은 활력도를 보였다. 특히 지역 주요 산업 중에서 유일하게 고용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디지털 수요 증가가 매출 확대로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활동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15.3%(2369곳)를 차지하는 건설업의 활력지수는 88.2를 기록하면서 정보통신업의 뒤를 이었다. 건설업의 부문별 활동성은 경영 85.0, 영업 92.8, 고용 86.9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활동성과 고용활동성은 전년 대비 각각 1.6P, 1.0P 줄었으나, 영업활동성은 5.0P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수산출 대상 기업 중 가장 많은 비중(42.6%, 6617곳)을 차지한 서비스업의 활력지수는 84.3이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업을 비롯해 숙박, 음식점, 부동산업 등 전반적인 서비스 분야를 아우른다. 부문별 활동성은 경영(77.8), 영업(83.8), 고용(91.3)으로 나타났다. 고용활동성은 산업 평균 대비 높았지만, 기준연도에 비해 낮아 노동집약적인 서비스업의 고용 역시 다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상의 제공 부산상의 제공

이처럼 산업 전반의 활력이 침체된 상황에도 부산 주요 기업군의 활력지수 상승은 두드러졌다. 기업 경영의 대표적인 지표인 자산총계, 매출액, 고용규모를 기준으로 각 분야별 상위 100개 기업의 활력지수를 산출한 결과, 매출액 규모가 큰 기업들의 활력지수(120.6)가 가장 높았다. 뒤이어 고용(119.5), 자산총계(100.9) 순이었다. 매출액과 고용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활력도가 높으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경영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산총계가 아무리 크다 해도 활력도가 높지 않게 되는 것이다.

부산상의는 부산 제조업의 성장이 상당히 정체된 만큼 부산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제조업 활성화를 보다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 전환, 생산 효율성 개선, 인근 지역과 인적·물적 자원 연계 등 제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끌어내는 정책이 뒤따르지 않으면 부산이 제조업을 기반으로 계속 성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산상의 기업동향센터 관계자는 “부산에는 대기업이 사실상 한 곳도 없고 신생 기업조차 생겨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제조업 활력도가 떨어지면서 지역 전반의 경제가 정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100개 기업의 활력지수에서 알 수 있듯이 경영 지원이 중요하다. 산업별로 보다 촘촘한 맞춤형 지원 솔루션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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