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쌔리라! ‘구도 부산’ 야구 역사를 만나다
3월까지 부산근현대역사관
‘조선야구사’·최동원 유니폼 등
부산은 전국 최고의 야구 열기를 자랑해 ‘구도(球都) 부산’이라고 불린다. 부산은 대체 언제부터 야구와 사랑에 빠졌을까. 구한말 야구가 우리나라에 보급되던 시절, 부산은 개항장이자 일본과 가까운 지리적 요인으로 일찍부터 야구를 접할 수 있었다. 부산에서는 조선인과 일본인 팀 간의 야구 경기가 많이 펼쳐졌다. 조선인 선수와 관중은 혼연일체가 되어 식민지의 설움을 담장 너머로 날리고자 했다. 해방 이후에는 부산의 고교야구팀이 각종 전국 대회에서 선전하면서 명성을 떨쳤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에도 부산의 야구 열기는 그대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부산 연고팀 롯데 자이언츠의 흥행은 곧 한국 프로 야구의 흥행이라고 할 정도로 롯데는 전국 최고의 인기 구단으로 자리 잡았다.
부산근현대역사관은 내년 본관(구 한국은행 부산본부) 개관을 앞두고 27일부터 개관 특별전 ‘마! 쌔리라! 야구도시 부산의 함성’ 전시를 연다. 이번 전시는 ‘구도 부산, 타석에 오르다’, ‘프로야구의 전성시대’, ‘내 주머니 속 야구’ 등 3부로 이뤄졌다. 야구의 도입에서 고교야구와 아마야구 전성기를 거쳐 프로야구에 이르기까지 부산 야구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어느새 유물이 되어 버린, 야구팬이라면 가슴 설렐 추억들도 여기저기에 자리 잡았다. 1932년 오시마 가츠타로우가 집필한 <조선야구사>는 야구 도입을 비롯한 초창기 한국 야구 활동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한국 스포츠 역사에서 단일 종목을 다룬 가장 오래된 서적이다. 최고의 고교야구대회인 제1회 전국중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기념 메달도 눈에 띈다. 1946년 시작되어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라는 명칭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롯데 팬이라면 이번 전시는 감동 그 자체다. 1984년 롯데 자이언츠의 프로야구 우승 트로피! 롯데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최동원이 혼자서 4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미스터 롯데’로 불렸던 김용희는 고교 시절부터 대단했다. 1973년 경남고등학교를 전국대회 3관왕으로 이끈 김용희를 환영하기 위해 학우들이 제작한 현수막이 아련하다. 1980년대 최동원이 실제로 입었던 원정 유니폼과 이대호가 9경기 연속 홈런 세계신기록을 세운 경기에서 착용한 유니폼도 나왔다. 대한민국에 야구 금메달의 영광을 안겨준 제28회 올림픽 야구 결승전에 사용되었던 야구공도 있다. 이번 전시는 내년 3월 17일까지 이어진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