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그냥 쉬지 왜 왔어요?” 창원서 통장 면접관 모욕성 발언 논란
“10여 년 봉사 인생 무시 비아냥거렸다”
“압박면접, 앞으론 언행 신중 기하겠다”
지역에 봉사하겠다며 ‘통장’에 지원한 50대 여성에게 한 면접 위원이 인권감수성이 떨어지는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26일 경남 창원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의창구 A동은 내년부터 관내에서 일할 통장 6명을 뽑기 위한 면접심사를 진행했다. 면접위원으로 동장을 포함해 당연직 2명과 지역 민간단체에서 3명이 참여했다.
면접자들은 이보다 앞서 2주에 걸친 서류심사를 통해 거주 기간과 연령, 직업, 동 소속 단체활동 및 봉사활동 실적 등을 인정받아 1차 관문을 통과한 10여 명이었다.
통장은 주로 주민등록 사실조사나 전입신고 확인 등 행정업무를 지원을 맡으며, 임기는 2년에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내년부턴 매월 40만 원의 수당을 받는다. 다른 봉사직보다 수당이 많은 편이라 지원자가 몰리곤 한다.
이날은 이들의 가치관과 직무수행 능력, 책임감, 성실성 등을 심사할 면접 평가를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한 면접위원이 평가 기준과 무관해 보이는, 다소 모욕적인 질문을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시장 명의의 봉사자상을 수상하며 10여 년간 지역 곳곳에서 헌신해 온 B 씨에게 “지금껏 봉사를 해왔다는데, 쉬시지 뭐하러 나왔어요?”라고 물은 것이다.
B씨는 “아주 불쾌했다. 비아냥거리는 느낌이었다”며 “그간 좋은 마음으로 봉사했던 제 과거를 무시당한 것 같고, 존중받지도 못한 기분이 들었다”며 분개했다.
또 같은 면접위원이 정작 다른 지원자에게는 호의적인 질문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곤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지만, 오죽하면 내정자가 있어 일부러 나한테 이러나 싶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B 씨는 최종 임명된 지원자가 과거 통장을 역임한 바 있어 면접위원들과 친분이 평가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의심했다.
이에 대해 A동에서는 지방자치법시행령과 창원시 조례에 따라 공정하게 심사를 진행했다면서도,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했다.
A 동 관계자는 “서류(60점)와 면접(40점)을 거쳐 합산 접수가 높은 순으로 통장을 임명하고 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과정으로 보다 나은 자질을 가진 주민을 선출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면접위원 중 한 분이 약간 무례를 범하는 말을 했는데, 나쁜 의도는 아니었고 압박면접처럼 물어본 것 같다”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 깊이 사과드린다. 앞으로 면접위원들이 언행에 신중을 기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