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맛집’된 부산…해외 작품 촬영 지원 3배 증가
부산영상위, 2023년 결산
‘파친코 시즌2’ 등 OTT 제작지원 늘어
영상업계 불황 속 ‘선방’
해외 영화·드라마 제작사가 부산을 배경으로 제작한 작품 편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업계 불황으로 전체 제작 편수는 줄었지만 올해 부산에서는 ‘파친코 시즌2’를 포함해 인기 OTT 작품 촬영이 늘어 ‘영화도시’의 명성을 입증했다.
27일 부산영상위원회(이하 영상위)에 따르면 올 한해 영상위가 촬영 지원한 영화·영상물은 전체 118편(영화 19편, 영상물 99편)으로 지난 10년간 평균 지원 편수인 102편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영화·영상업계 불황으로 지난해 지원편수 141편에 비해 지원 작품 수는 일부 감소했다.
올해의 경우 해외 제작사가 부산을 찾아 촬영한 작품이 지난해에 비해 3배 증가하는 등 ‘로케이션 명소’로서의 인기를 입증했다. 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시즌2’를 포함해 대만의 ‘걸즈윈 시즌2’ 등 총 9편의 해외작품이 촬영을 위해 부산을 찾았다. 이는 지난해 3편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OTT 작품 제작 지원도 지난해에 비해 늘었다. 지난해 부산에서 촬영된 OTT 작품은 16편에 그쳤지만 올해는 22편으로 37.5% 증가했다. 단편 제작에서 그치는 영화와 달리 OTT 작품은 여러 편의 시리즈로 제작되기 때문에 촬영 시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또 콘텐츠가 공개되면 전 세계 시청자가 부산의 여러 장소를 볼 수 있어 지역 인지도 향상에 큰 역할을 한다는 이점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부산에서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유쾌한 왕따’의 경우 촬영팀이 부산에서 머물며 직접 지출한 비용만 98억 4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유일 실내스튜디오인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는 개관 22년 만에 총대여 일수 1만 일을 돌파했다. 올해 최고 화제작인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과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서울의 봄’이 이곳에서 촬영돼 주목받았다.
영상위 측은 K-콘텐츠의 높아진 위상 등으로 부산에 관심을 갖는 해외 제작사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영상위는 내년 공개를 앞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우씨왕후’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유쾌한 왕따’ 등을 포함해 주요 촬영 지원작을 홍보할 방침이다.
영상위 강성규 운영위원장은 “산업 전반적으로 위기를 맞아 다소 침체된 제작 현장을 회복하기 위해 영상위 차원의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내년 부산 촬영을 염두하고 있는 여러 해외 작품과도 구체적 논의를 이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