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먹고 40% 환급받으세요" 자갈치시장도 활기
상품권 환급 행사 뜨거운 호응
자갈치시장 부스 200m 대기줄
상인회 "많게는 매출 70% 늘어"
긴 대기에 비대면 환급 요구도
26일 오후 1시 부산 중구 자갈치건어위판장 앞. 이곳에 세워진 3~4평 남짓 부스에는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라고 적힌 현수막이 나부꼈다. 부스 옆으로는 얼핏 봐도 수백 명이 빽빽이 서 있었다. 200m 가까이 이어진 줄은 영도대교까지 닿을 지경이었다. 바닷바람을 막으려 두툼한 겉옷을 입은 시민들이 줄줄이 부스에 들어갔고, 이내 상품권 두 장을 손에 꼭 쥔 채 잰걸음으로 자리를 떴다.
비슷한 시간, 또 다른 환급 부스가 설치된 자갈치시장 3층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기 줄을 통제하던 한 직원은 “어제 이 부스에만 3500명 가까이 다녀갔다”고 귀띔했다.
연말인 이번 주까지 전통시장에서 수산물을 사면 온누리상품권을 환급해 주는 행사에 시민 반응이 뜨겁다. 특히 지역 최대 수산물 시장인 자갈치시장은 연일 행사 참여 줄이 길게 이어져 시장 활기를 돋운다.
해양수산부는 한국수산회와 함께 ‘전통시장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를 지난 8월 31일부터 연말까지 진행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이 행사는 전통시장에서 국산 수산물을 사면 온누리상품권을 구매 금액의 최대 40%까지 돌려주는 행사다. 1인당 한 주에 최대 2만 원까지 환급받을 수 있다.
이 행사로 전통시장에서 수산물을 사려는 시민이 몰리자 상인들은 함박웃음을 짓는다. 자갈치시장 상인회인 부산어패류처리조합의 금봉달 본부장은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가 본격 알려진 뒤로 매출이 많게는 60~70% 가까이 늘었다”면서 “최근 어려움에 부닥친 수산업계가 큰 도움을 받고 있어, 내년에도 이런 지원책이 유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줄을 서야 하는 불편함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해수부가 내년에도 수산물 소비 진작을 위해 비슷한 사업을 검토 중인 만큼 환급 방식을 더 편리하게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자갈치시장에서 만난 주부 박 모(68) 씨는 “우연히 계모임으로 자갈치시장에 회를 먹으러 왔다가 행사를 알게 돼서 3주째 환급받으러 오고 있다”며 “5만 원을 쓰면 상품권 2만 원어치를 주니 좋긴 한데, 줄 서서 기다려야 해서 영 불편하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환급할 경우, 본인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지금은 대면으로만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번 전통시장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는 전국 24곳 시장이 참여한다. 부산은 △민락씨랜드 △자갈치시장 △신동아시장 △남포동건어물도매시장 △남천해변시장 △동래시장 등 6곳이다. 평일에는 같은 주 영수증을 지참하면 환급받을 수 있고, 주말은 당일 영수증에 한해 환급이 가능하다. 평일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주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글·사진=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