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질주한 국산차… 고금리에 제동 걸린 수입차
2023 자동차업계 결산
국산 판매 내수·수출 모두 증가
현대차 영업이익 15조 원 돌파
외제차 소비심리 경색 직격탄
BMW, 벤츠 8년 1위 아성 도전
올해 국내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 여파에서 회복된 모습을 보이면서 생산과 내수, 수출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차와 기아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국내 기업들 가운데 영업이익 1, 2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입차 업계는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BMW가 8년 만에 업계 1위로 오를지 주목된다.
■국산차 업계 부진 탈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최근 발표한 ‘2023년 자동차산업 평가와 2024년 전망’ 자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계는 올해 부진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3.3% 증가한 174만 대, 수출은 전년 대비 17.4% 늘어난 270만 대로 전망했다.
특히 내수 판매의 경우 국산 완성차 5사만 보면 144만 대로 4.9% 증가했다. 다만 르노코리아는 신차 부재 등으로 1~11월 총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줄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반도체 등 차량용 부품들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올해 들어 부품 수급난이 해소됐고, 그동안 누적된 대기수요가 판매로 전환되면서 회복세로 돌아섰다.
■현대·기아차 상장사 영업이익 '톱2'
금융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매 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현대차의 올해 영업이익은 15조 원을 돌파해 국내 상장사 중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는 약 12조 원으로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됐다. 매년 부동의 상장사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지켜왔던 삼성전자를 제치며 재계를 놀라게 했다.
현대차는 1~11월 판매가 총 386만 9947대로 전년 동기 대비 7.6% 늘었다. 올해 신차가 출시된 준대형 세단 ‘그랜저’는 2년 만에 내수 판매 1위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기아도 같은 기간 전체 실적이 287만 2093대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업계 안팎에선 정의선 회장이 경영권을 잡은 뒤 전기차 시장의 ‘퍼스트 무버’를 외치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개발,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속 충전 시스템 도입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내연 기관 신차들도 뛰어난 디자인과 전장 등으로 판매가 증가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수입차,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수입차는 2019년 연간 24만 4780대 판매를 찍은 뒤 2020년부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3년간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하락세다. 1~11월 수입차 등록대수는 24만 3811대로 전년 동기(25만 3795대)보다 3.9% 감소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고물가가 장기화되고 할부금리도 크게 오르면서 고객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포르쉐가 2014년 법인 설립 이래 처음으로 올해 국내시장에서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했다. 뛰어난 상품성을 갖춘 신차 출시와 정비 인력 확충 등으로 인기가 높다.
■BMW, 8년 만에 첫 1위 올라서나
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기준 BMW의 국내 판매 실적은 6만 9546대다. 같은 기간 6만 8156대의 벤츠보다 1390대 많은 수치다. BMW가 올해 국내 수입차 1위에 오를 경우 2015년 이후 8년 만에 왕좌를 되찾게 된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11월까지 1위를 달리다가 12월 판매 경쟁에서 2위로 밀려난 바 있다. 이 때문에 인기 라인업인 5시리즈 재구매 고객 혜택을 마련하는 등 이번 달 판매량 증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맞서 벤츠코리아도 E클래스와 전기차 EQS 등에 대한 할인·무이자 할부 등으로 막판 뒤집기에 나서고 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