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중진 vs 시장급, 최접전지 낙동강벨트 맞대결 [우리 동네 총선 라인업]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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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산 총선 향배 ‘기준점’ 북강서을

국힘 김도읍, 중앙·지역 정치권 존재감
‘공천 성적표’ 중앙 당무감사 최상위권
민주 변성완, 2년째 민심 훑으며 준비
부산시 행정 잘 파악하고 있는 게 장점
지역 표밭 변화·선거구 획정 문제 변수

22대 총선을 100여 일 앞두고 ‘우리 동네 총선 라인업’을 시작합니다. 부산·울산·경남(PK)의 관심 지역구를 돌며 각 당 후보의 면면, 판세, 변수 등 총선에 대한 풍성한 정보를 입체적으로 전할 예정입니다. 유권자들이 ‘우리 동네 일꾼’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북강서을은 부산 18개 선거구 중 총선 향배를 가늠할 ‘기준점’으로 꼽힌다. ‘3당 합당’ 이후 여당인 국민의힘이 내내 수성에 성공했지만, ‘노무현 도전 지역구’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때마다 화력을 집중하면서 선거 때마다 최접전 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국민의힘으로선 이 지역을 뺏길 경우 ‘낙동강 서안’의 방어벽이 완전히 무너지게 되고, 민주당은 낙동강 벨트를 명실상부한 민주당 아성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 22대 총선에서도 여야가 최상의 카드를 내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한 김도읍 의원의 본선행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는 20대 국회에서 야권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강행 처리에 항의하는 의미로 전격적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21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관리위원회에 의해 긴급 소환돼 3선 고지에 올랐다. 그만큼 당내에서 소신과 경쟁력을 인정한다.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등 핵심 당직을 거쳐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민주당과의 입법 전쟁 최전선에서 활약하며 중앙 정치권에서 존재감을 보이면서도, 하단~녹산선 도시철도 예타 통과 등 지역 현안도 꼼꼼히 챙기는 편이다. ‘공천 성적표’로 거론되는 중앙당 당무감사에서도 지역 내 최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의원은 중앙과 지역의 의정 활동 ‘균형’을 가장 잘 잡은 현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북강서을의 만만찮은 야당세를 감안할 때 현재로선 김 의원이 아닌 사람이 이 지역을 수성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물론 중진 용퇴론의 틈새를 노린 도전자들도 출사표를 던졌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제오수 (주)에스비 대표이사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고,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미출 씨도 국민의힘 공천에 도전한다.

민주당은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지낸 변성완 지역위원장이 이변 없이 본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전 총선에 도전했던 민주당 주자들이 대부분 출마 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고, 변 위원장을 외에 예비후보 등록을 한 도전자도 현재까지 없는 상태다. 변 위원장은 2022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패한 뒤 곧바로 북강서을에 터를 잡고, 2년 동안 바닥 민심을 훑으며 이번 총선을 준비해왔다. 서울시의원을 지낸 부인도 적극적으로 변 위원장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행정안전부 대변인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인 변 위원장은 2014년부터 부산시로 넘어와 기획관리실장, 행정부시장, 시장 권한대행을 지내는 등 시 행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게 장점이다. 변 위원장은 “지난 2년 동안 정말 열심히 시민들을 만나서 이젠 저를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면서 “북강서을 최초의 민주당 의원이 돼 가덕신공항, 북항 재개발 등 저의 손을 거친 부산 대개조 비전들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3선 중진과 ‘시장급’ 후보의 맞대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역 표밭의 변화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특히 강서구에서 유권자 비중이 가장 높은 명지신도시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20~40대 유입이 많은 명지신도시는 상대적으로 야당에 우호적인 지역으로 분류된다. 김도읍 의원도 지난 총선 당시 북·강서구 대부분의 동에서 완승을 했지만, 명지동에서는 불과 100여 표 차이로 신승했다. 이 지역 여권 인사는 “‘정권심판론’이 우세한 현재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여당이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안갯속’인 선거구 획정 문제도 변수다. 중앙선관위의 제안처럼 강서구가 독립하고, 북구가 2개 선거구로 분할될 경우, 김 의원 지지세가 강한 화명동·금곡동과 함께 북강서갑의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강세인 만덕1동이나 덕천1~3동 중 일부가 ‘북구을’ 지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선거구 획정 변수에 따라 후보 지형마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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