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불출마 선언 한동훈, 특권 포기 등 공천 원칙 천명
1970년대생 초선 비서실장 임명
직접 세대교체 신호탄 쏘아 올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공식 취임과 동시에 ‘국민’을 앞세우며 당의 변화를 약속했다. 이어 한 위원장이 계파색이 옅은 1975년생의 영남권 초선 김형동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면서 국민의힘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선당후사’가 아닌 ‘선민후사’를 내세웠다. 당보다 국민을 앞세우겠다는 취지이다. 그는 “정치인이나 진영의 이익보다 국민 먼저다. 선당후사라는 말 많이 하지만, 선당후사는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대신 ‘선민후사’해야 한다. 국민의힘보다도 국민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이 강조한 ‘선민후사’는 내년 총선을 앞둔 비대위 운영의 방향성을 보여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총선 후보 공천 역시 국민 눈높이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것이 한 위원장 방침이다. 그는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국민께 헌신할, 신뢰할 수 있는, 실력있는 분들을 국민들께서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며 “공직을 방탄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 분들, 특권의식 없는 분들만을 국민에게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취임 입장 발표 직후 비서실장에 김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1975년생으로 한 비대위원장(1973년생)과 같은 1970년대생이다. 경북 안동·예천이 지역구인 초선 의원으로 당내에서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준석 전 대표 시절 수석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당직 인선 등에 대한 질문에 “사실 저는 마음이 별로 안 급하다”며 “차분히 생각하고, 지금은 빠른 답보다 맞는 답을 내는 게 더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당장 한 위원장의 비대위원 인선은 그의 첫 성적표로 꼽힌다. 위원 인선으로 비대위 운영의 방향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주말 당내 인사와 소통을 하지 않고 위원 인선에 장고를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70년대생 초선의 김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만큼, 비대위원 역시 기존 인선과는 다른 방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당 쇄신과 여소야대 정국 변화를 이끌 전투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운동권 특권 청산’ 등을 거론, 이 대표 민주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며 여당 총선 승리 필요성에 명분을 부여했다.
한 위원장은 “상대 당 대표가 일주일에 서너 번씩 중대범죄로 형사재판 받는 초현실적인 민주당인데도 왜 국민의힘이 압도하지 못하는지 함께 냉정하게 반성하자”며 “우리는 상식적인 많은 국민을 대신해서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그 뒤에 숨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운동권 특권세력과 싸울 것이고, 용기와 헌신으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한 위원장의 혁신 가능성을 절하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수용이 한 위원장의 ‘윤석열 대통령 아바타’ 여부를 가늠할 시험 무대가 될 것이라며 여권의 특검 수용도 거듭 압박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