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두 번째… 성탄절, 목욕탕서 심정지 70대 살린 ‘산타’ 시민
임상국 씨 70대 심정지 남성 되살려
지난해에도 같은 목욕탕서 심폐소생술
임 씨 “성탄절에 누구를 도울 수 있어 기뻐”
성탄절 당일 한 용감한 시민이 목욕탕에서 쓰러진 사람을 심폐소생술로 구했다. 급박한 상황에서 정확한 대처로 새로운 생명을 선물한 셈인데, 해당 시민은 지난해에도 같은 장소에서 심폐소생술로 또 한 사람을 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27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11시 30분께 부산 영도구 A목욕탕에서 사람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냉탕에서 나오던 70대 남성이 갑작스레 쓰러졌다는 것이다.
마침 목욕탕에 있던 임상국(65·영선동) 씨가 이를 목격했다. 그는 재빨리 남성 상태를 확인했지만, 이미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그는 119에 신고하는 동시에 평소 숙지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목에 수건을 받쳐 자연스레 기도가 열릴 수 있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임 씨가 15분가량 심폐소생술을 하자 남성이 스스로 호흡하기 시작했고 곧 의식도 돌아왔다. 임 씨는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에 남성을 인계하고 현장을 떠났다.
임 씨는 “목욕탕에 있는데 갑자기 사람이 쓰러졌다는 말과 함께 도와 달라는 소리가 들렸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사람을 구하러 달려갔다”며 “심폐소생술 이후에는 온몸에 힘이 빠져서 곧바로 집에 돌아갔다. 남성이 의식을 차려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같은 목욕탕에서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바 있다. 임 씨 심폐소생술로 해당 남성도 의식을 회복한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
두 해 연속으로 목욕탕에서 사람의 목숨을 구한 임 씨는 35년 동안 해군에서 복무하고 전역한 베테랑이다. 그는 소방서 측 사람을 초청해 심폐소생술 강의를 열 정도로 평소 시민들에게 심폐소생술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임 씨는 “누구에게나 급박한 순간이 찾아올 수 있기에 심폐소생술을 정확히 배우는 게 중요하다”며 “성탄절에 시민 한 명으로 누군가 도울 수 있어서 기쁜 마음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목욕탕에서 심정지를 겪는 일이 매년 반복되는 등 전문가는 올바른 목욕 습관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심혈관질환이나 고혈압 등 질병이 있는 사람이 무리하게 목욕하면 몸에 해롭다고 지적했다.
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한성호 교수는 “적절한 온도의 목욕은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고 좋지만, 너무 높거나 낮은 온도 목욕탕을 즐기는 것은 위험하다”며 “냉탕 경우에도 심장과 먼 곳부터 충분히 물을 끼얹고 3분 이내로 있는 게 좋다. 또한 온탕이나 냉탕에서 갑자기 일어나는 대신 벽을 잡고 천천히 일어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