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새해를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 실현 원년으로
신현석 부산연구원 원장
정부,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등 재약속
부산의 세계 중심도시 성장에 필수적
수도권 대응 남부권 거점 역할도 중요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뒷받침돼야
부산시·정부 차질 없는 추진 노력 필요
저물어가는 올해는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과정을 통해 국제도시 부산을 위한 시민과 각계각층의 열정적 노력과 단결된 힘을 확인한 의미 있는 한 해였다. 세계를 향해 제기한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 ‘자연과의 지속 가능한 삶’ ‘인류를 위한 기술’ ‘돌봄과 나눔의 장’이라는 부산이니셔티브는 부산이 글로벌 가치를 실천하고 확산하는 세계 속의 도시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비록 엑스포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정부는 부산을 위해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북항 2단계 재개발, 한국산업은행 이전을 약속했다. 이들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약속이 흔들림 없이 성공적으로 추진돼야 마땅하다. 그렇다면 글로벌 허브도시가 성공하기 위한 핵심 요인에는 무엇이 있을까? 세계의 주목을 받는 싱가포르나 두바이의 사례는 세 가지 허브전략을 제시한다.
첫째, 핵심도시를 중심으로 한 초연결 광역경제권으로 그 지역의 자연, 사회, 문화 및 산업의 특성에 맞추어 구축하는 메가시티 허브전략이다. 둘째, 핵심 거점도시-인근 중소도시-국제도시 간 통합 물류클러스터의 구축과 동시에 자본시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국제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금융물류 허브전략이다.
마지막은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업들이 과감한 디지털?녹색 신산업 기술 및 원활한 금융 투자 지원을 통해 지역 앵커기업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산업 허브전략이다. 메가시티 허브, 금융물류 허브, 혁신산업 허브전략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계되고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할 중요한 요건이 있다. 그것은 바로 경제, 도시 및 환경 분야에서의 중앙 집중적이고 획일적인 행?재정적 규제의 과감한 개선과 철폐, 세제의 혁신적 개선 그리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정부의 일관된 지방시대 정책의 추진 의지이다.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은 부산을 글로벌 허브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과 이를 추진할 범정부 거버넌스의 조속한 구축을 시민들에게 약속했다. 이는 수도권 일극화의 폐해를 극복하고 부산을 남부권 경제, 산업, 교육, 관광 등의 혁신적 성장거점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부산이 국가 발전을 견인하는 새로운 성장축의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켜보는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
부산시는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가 성공하기 위한 네 가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하였다. 첫째,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세계적인 경제허브 기능을 수행하는 국제자유비즈니스도시, 둘째, 디지털 신산업과 금융물류산업의 혁신적 육성을 위한 그린스마트 혁신도시, 셋째, 국제적인 관광지 조성 및 관광 혜택 지원 등을 통한 글로벌 관광허브도시, 넷째, 살기 좋은 정주환경 조성, 외국교육기관 설립의 자율화 및 영어교육 규제 개선 등을 통한 글로벌 정주환경도시이다.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첫걸음은 시작됐다. 이는 정부 지역균형개발 정책의 실천 의지를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다. 특별법 제정은 부산이 직면한 3대 위기, 즉 인구·기후·일자리 위기를 선도적으로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부산은 그동안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역량과 잠재력을 충분히 키워 왔다. 이제 기존 정책들을 글로벌 허브도시의 성공을 위해 효율적으로 재정비해 선택과 집중을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와 역량이다. 준비해 온 부산의 잠재력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고 축적된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앞으로 범정부 협의체의 원활한 구성과 운영, 부산 핵심 특구 과제들의 발굴, 특별법을 지원하기 위한 기본구상 및 기본계획의 면밀한 수립, 법안 발의 및 통과를 위해선 부산시, 시의회, 시민이 하나가 되는 노력이 요구된다. 궁극적으로는 특별법이 부산의 발전만이 아닌 남부권, 나아가 대한민국 미래 발전의 견인차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2024년을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 실현의 원년으로 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