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여당이 야당 견제하면 안 돼" 하자… 한동훈 "검사 사칭한 분이 절대 존엄" 맞불
서로 비판 목소리 내며 기싸움
국힘 하루 평균 후원금 5배 급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7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여당이 야당을 견제하고 야당을 감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전날 취임식에서 거론한 ‘청산론’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한 위원장도 “검사를 싫어하는 민주당은 왜 검사를 사칭한 ‘절대 존엄’을 모시냐”며 맞불을 놨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권을 견제하는 것은, 감시하는 것은 야당 몫”이라며 한 위원장을 직격했다. 이는 한 위원장이 전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지적하는 한편 운동권 그룹 청산론을 강조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국민은 정쟁에만 몰두해 온 여당에 국정 운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며 “여당이 집권당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와 대통령실, 여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 수용 불가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며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대통령 부부 심기 보전에 앞장선 모습, 보기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많이 듣던 말 아닌가. 여당이 하던 말”이라며 “민주당은 국회의 정해진 법과 원칙에 따라 내일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의결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에 “검사를 그렇게 싫어하면서 왜 검사도 아니고 검사 사칭한 분을 절대 존엄으로 모시는지 묻고 싶다”며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그간 나는 일방적으로 민주당의 질문을 받아왔는데, 오늘은 (민주당에)질문을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가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 당시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기소돼 150만 원 벌금형을 받은 사실을 거론해 공격한 것이다. 취임 인사차 이 대표를 언제 예방할지에 대해선 “예방할 분들이 많이 있다. 국회의장·부의장을 포함해 관례에 따라 인사드리려 한다”고만 답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를 겨냥해 “검찰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키는, 국민의 중요한 도구일 뿐”이라며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민의 자산이고 국민의 도구인 검찰을 악마화하는 것은 국민에게 피해가 가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위원장이 공식 지명된 지난 21일부터 전날(26일)까지 6일간 총 1억 4000여만 원의 정당 후원금이 모금됐다. 일평균 2333만 원가량이다. 비대위원장 지명 직전인 이달 1~20일에는 일평균 450만 원 수준으로, 후원금 모금액이 5배 급증한 것이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