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40대 A 씨에 징역 1년
여성에 4회 걸쳐 6200만 원 편취
최근 로맨스 스캠 피해 사례 급증
"성매매 업소 갇혀있다" 속이기도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결혼정보 앱을 통해 만난 여성에게 자신이 수백억 원대 자산가라 속이고 돈을 편취한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앱을 통한 이성 간의 만남이 보편화되면서 관련 범죄도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지법 형사6단독 사경화 판사는 28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1월 결혼정보 앱을 통해 알게 된 여성 B 씨로부터 “급하게 돈이 필요한데 빌려주면 변제하겠다”며 총 네 차례에 걸쳐 62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자신이 수백억 원대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B 씨에게 접근했지만, 사실은 별다른 재산이 없는 상태로 피해자와 같은 여성들에게 접근해 결혼을 미끼로 돈을 편취해 생활하고 있었다.

재판부는 “A 씨의 범행은 결혼을 미끼로 돈을 편취해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의 재산적·정신적 손해가 심대하지만 용서받지 못했다”며 “특히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동일 수법의 범행을 반복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부산지법 형사4단독은 사기, 범죄단체가입, 범죄단체활동 등 혐의로 남성 C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2018년 5월 C 씨를 포함한 보이스피싱 총책 등 일당 7명은 중국의 한 아파트 13층에 사무실을 빌려 컴퓨터 6대, 대포 전화기 등을 마련해 국내의 유명한 결혼정보 앱 두 곳의 메신저로 남성에게 접근해 돈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C 씨는 남성들에게 “현재 불법 성매매 업소에 감금돼 있다. 위약금 300만 원을 내면 풀려날 수 있다”는 거짓말로 송금을 유도했다. 이런 수법에 속은 남성 2명은 A 씨가 지정한 대포통장 계좌로 여러 차례에 걸쳐 총 2800만 원을 보냈다.

이처럼 이성을 만날 수 있는 앱이 보편화되면서 소개팅이나 SNS 등을 통해 이성에게 접근한 뒤 호감을 얻고 돈을 뜯어내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광주지법 형사12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D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D 씨는 지난 2016년 스마트폰 소개팅 앱에서 만난 여성을 상대로 총 336차례에 걸쳐 12억 5000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별다른 직업이 없던 D 씨는 해외 선물 투자를 하다 채무가 쌓이자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소아과 의사를 한다”며 돈을 뜯어냈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개팅 앱 이용자 500명을 조사한 결과 38.4%(192명)가 “프로필 정보를 허위로 입력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49.8%가 “앱을 사용하다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원치 않는 연락 지속’이 24.4%로 가장 많았고, ‘음란한 대화나 성적 접촉 유도’(23.8%), ‘개인정보 유출’(16.0%) 순이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